아침에 친정 엄마 생활비 때문에 동생이랑 전화했는데요
서로 아끼는 맘은 있지만 5분 통화하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끊고 나니 힘들어져요.
엄마가 좀 어른으로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아직도 못 내려놨나 싶고..
각자 자기 얘기할 때는 괜찮은데 말이예요.
어쩌면 제 문제일수도 있고
친정이 남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라서 그런건지...
딸아이도 외가에 상처 받는다는 걸 보면
저나 딸아이나
외롭고
관계를 소중히 하고
마음의 위로와 지지까진 아니어도
만날 때 웃음과 화목을 바라는건가 싶어요.
결혼 전에는 아빠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술 마시고 엄마 괴롭히고 집에 있는 무능한 남자라구요.
근데 결혼하고 아내가 되었다가 엄마가 되어보니
엄마와의 관계가 무척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더라구요.
아빠에 대한 인상, 판단, 단정은 엄마로부터 비롯된 것이고요.
혼란스러웠던 건 제가 아빠나 엄마로부터 받은 기억과,
아빠에 대한 엄마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랬었나봐요.
아빤 사람을 좋아하고 없어서 못 도와줬지 정 많고 따뜻한 분이셨어요.
자다가 조근조근 들리는 말소리에 왜 안 자고 있지 하고 다시 잠들었는데요
그게 두 분 간 다투는 부부싸움이었어요.
결혼 전 들은 욕은 아빠가 하던 에이씨 두어번이었고 그것도 아빠가 홧김에 혼잣말로 하는
40대 중반 갑자기 일터에서 밀려났고
진심으로 일했었기에 아빤 마음의 상처가 깊었더라구요.
엄마나 저희가 좀더 아빠를 이해하고 지지해주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술도 워낙 잘 드셨었고 주사 없었고 일 정확했고
힘들어서 술과 친구했고
다시 일하기 시작하면서 술 끊고
엄마가 아빠를 알콜중독에 무능력자라고 한 건
그렇게 믿어야 엄마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고
이젠 신념이 되버린 게 아닌가 싶어요.
외할아버지와 아빠를 어느 정도 겹쳐보는 거 같기도 하고
엄마도 자식들 부여잡고 산 건 이해되지만
그래서 잘 되면 무슨 문제 있겠어요.
얼마 있지도 않은 재산 날리고
자식들 사이 다 갈라놓고
말로는 오래 살고 싶지 않다 하면서
생존 본능이 작동되면 자식이고 남편이고 당신이 우선이예요.
그럴 때 잠깐 기다려주면 엄만 다시 이성을 찾고 현실에 맞춰 살아가셔요.
그걸 못 견디는 동생들은 앞에선 엄마 원하는 거 해드리고
뒤에선 엄마 험담하거나 자기 식대로 단정 짓고
그런 걸 또 제가 못 견디구요.
아빠 장례 땐 생각지 못한 분들이 많이 오셔서 함께 해주셨어요.
연세도 있으시고 지인분들도 거의 돌아가시거나 연락이 끊겨 조용히 치르겠다 생각했거든요.
진심으로 애도하고 보기 힘든 통곡에 아빠와 함께 한 따뜻한 추억도 들려주시고 아 우리 아빠가 이런 삶을 살다 가셨구나 했어요.
그걸 보면서 동생은
엄마 장례 땐 우는 사람은 없겠다 하더라구요
죽음으로 고인에 대한 기억을 미화하는 건 아니에요.
엄마가
아빠와 저에게
내가 차가운 사람이고 사랑을 표현할 줄 몰라 그랬다며 미안하다 하셨거든요.
그랬기에 엄마와 아빠에 대한 마음은 제가 정리할 몫으로 가져갈 수 있어요.
그치만 이 불편감과 씁쓸함 화는 사실이고
엄마나 동생이 들어줄 사람도 아니고
들어줄 수 있게 아직 정리되지 않아
여기 와서 넋두리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