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문제가 컸고 성격도 서로 너무 달랐어요.
엄마는 외강내유, 반대였다면 좋았겠지만, 일단 저부터도 말을 하기가 편치 않았어요. 푸근하고 따뜻한 면은 없었고 여장부같지만 속내는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성격이셨죠. 아버지는 열등감이 심하고 분노조절장애가 있었고요. 그 사이에서 저는 살얼음판 위에 있는 것처럼 불안하게
살았어요. 여동생은 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동생 태어나서부터는 두 분 사이가 데면데면해도 죽도록 싸우시지는 않아 동생은 다행히도 저같은 불안감은 없이 자랐어요.
두 분이 해로하고 계시는데 아버지가 여러 병으로 컨디션이 안좋으세요. 저는 멀리 살고 여동생은 외국 살아서 엄마가 아버지 케어를 전담하고 계시는데 그걸 자식에게 뭐라 하시지는 않으세요. 연세 들어 많이 유해지셨고 책임감은 원래 강하시고요. 근데 저는 아직도 엄마가 편하지 않아 전화 하는 것도 겨우 하거든요. 늘 저한테 고맙다고 하시면서도(자주 뵙진 못해도 챙길 수 있는 건 챙겨드리고 있어요. 병원도 알아보고 서울 오시면 모시고 가고요) 우리같은 부모도 없다는 말 꼭 하시는 것도 불편하고요.
근데 지난번에 오셔서, 아버지는 얼마 못가실 것 같다고, 아버지 수발은 끝까지 혼자 하겠다고, 돌아가시면 저희집으로 오겠다고 너무 자연스럽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듣는 순간 네? 뭐라고요? 이런 마음이었고 그걸 전혀 모르시진 않았을텐데 전혀 내색 안하셨어요.
엄마가 평생 고생하신 건 맞지만 저는 엄마가 편하지 않아요. 저도 늙어가고 있는데 엄마랑 한 집에서 불편하게 살고 싶지 않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