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이과 쪽 엘리트 코스만 밟은 사람이 맞긴 한데요
남편을 보면서 사람이 단지 머리만 좋은게 전부가
아니구나 느껴요
정말 분단위로 루틴이 정해져 있다 그래야 하나
예를 들어 출근 시간전에 8 시 50 분쯤
밥을 먹으면 정말 꼭 그 시간에 식탁에 있어요
첨엔 칸트 같다고 생각했는데
더 살다보니 이건 칸트 수준이 아니라
로봇청소기구나 싶을 때가 있어요
돌발적인 애정표현이나 갑작스런 이벤트 이런건
살면서 절대 꿈도 못 꾸지만
입력된 루틴대로 결혼기념일 이럴때 꼬박꼬박
정해진 꽃집 가서 매년 똑같은 색깔과
똑같은 사이즈의 꽃을 사오긴 합니다
남편의 루틴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딸을 낳았는데 이게 dna 에서 온다는 걸 딸을 보며
알았어요
애들이 막 아플때 있잖아요
그래도 뭐 해야 된다 하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요
홈스쿨 선생님이 아이 보고
얘는 아픈것 조차 삶의 일부로 받아 들이고
자기 할걸 하는 거 같다고
신기하다고 하더라구요
수업 준비 같은거 루틴 대로
책 다 갖다놓고
의자 갖다놓고
매트 깔고
색연필 찾고
홈스쿨 선생님 오시면 필요 준비물 준비를
두돌 좀 지나서부터 혼자 다 하더라구요
루틴 입력이 한번 되면 무조건 하는게
다들 신기하다고....
남편은 성인 버전
딸은 아기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