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친구 손절한 이야기

제가 대학때 단짝처럼 붙어다니면 친한 친구가 있었어요.
집도 가까워서 정말 친하게 지냈는데
그 친구가 캠퍼스커플로 졸업하고 거의 바로 결혼을 했어요.
제가 유일한 단짝이라서 혼자 새벽부터 친구집가서
들러리 한다고 그 많은 짐 바리바리 들고
또 차가 없던 시절이라 그 짐을 들고 택시타고
당연히 아침, 점심 모두 굶었어요.
뒤치닥거리하느라 뷔페먹을시간이 없잖아요. ㅠㅠ
날씨도 추운 겨울이라 그 짐들고
스커트입고 어릴때라 구두굽도 높은거 신고
정말 그날 하루 고생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근데 친구가 들러리해서 고생했다고 요즘은 금일봉도 챙겨준다던데
그런것도 당연히 없고요
점심 먹었냐는 말도 안하더라구요.
그건 그럴수 있어요. 그날 친구도 바쁜데 저 점심까지 말할 여유는 없을테니까요.
결혼식후에 타지로 갔는데 고맙다는 말도 못들었어요.
그래도 저는 단짝친구니까 다 잊고 
다 그러려니 하고 이해했고요.

그리고 제가 결혼할때까지 서로 잘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냈는데요.
저는 결혼을 늦게 하게 되어서
당연히 그 친구는 애도 있고 타 지역에 사니까 들러리 그런거
부탁할 생각도 안했고요

제 결혼 한달여즘 남은 시점에 만났는데
자기가 제 결혼식에 못갈거 같다면서
축의금도 아니고 선물을 주고 갔는데
그거 펴보고는 정말 너무 화나서 그 뒤로 바로 손절했습니다.
고등애들 생일때 생일선물처럼 문구점에 가면 살 수 있는 허접한
그런 소품같은거 몇천원도 안하는거 포장해서 줬더라구요.
(하나는 스텐그물망처럼 생긴 수납함, 책상위에 놓고 쓰는 작은거)
그리고 결혼식 못온다는것도 전혀 미안하거나 아쉬워하지 않고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엄청 짠순이는 맞지만 저한테만 일방적으로 얻어먹거나 그런거 아니라서
몰랐는데 정말 저를 이렇게 취급해도 싶은가 
저를 완전 그냥 친구로 존중은 1도 안하는구나 싶어서
그때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요즘도 손절이라는 단어를 보게 되면
그 친구가 생각나고
그 추었던 결혼식날 혼자 발 동동구르던 그날
25년전인데 아직도 사무치게 추운날이 잊혀지지 않아요
그리고 친구가 저한테 결혼식 못온다고 선물주고 간날도 어제처럼
생생하네요.


알뜰하고 여우같던 친구니까 지금 잘 살고 있겠죠..
음..







-------------에피소드 하나 추가합니다.

제가 직장생활할때 어린 남자 직원 한명이
제 남동생 친구였어요.
그래서 점심때나 가끔 간식사러 그 남자직원하고 동행할때가 있었죠.
근데 남동생친구니까 일반 회사 직원보다 둘의 행동이
남의 시선에서는 더 친밀하게 보였을수는 있을거 같아요.

제가 그 직원하고 뭐 사가지고 가는걸
대학동창이 보고서
제 단짝한테 그 애기를 했나봐요.
근데 그때 제 얼굴이나 피부가 무척 까칠해 보였대요.
그러면서 친구가 저한테 전화해서
저 봤다는 동창이랑 같이
저 임신한거 아니냐며 둘이서 웃었다는 거예요.


그때 저 결혼전이었고
그 시절에는 혼전임신은 좀 대놓고 말하기 어려운 시절인데

둘이 사귀냐 오해할 수 있어도
제 얼굴이 까칠했다는 이유로
둘이서 임신 농담을 했다는 말을 직접 들으니
진짜 단짝이라면서 어떻게 그런말을 할 수 있는지
그때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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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 단짝이었고
그 친구가 cc로 남친 사귀면서
자기 임신한거 같다고 저한테 털어 놓은일
저 지금까지도 남한테 말안하고 비밀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예요.
친구니까 그런건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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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몇년후에 다시 어떤 기회로 연락이 되었을때
제가 그 말은 했어요.
어떻게 친구가 단짝 친구인데
나는 너를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결혼도 안한 나한테 임신 어쩌구 하는 농담을 남이랑 할 수 있냐
그거때문에 그때 너무 상처받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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