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결혼 20년차, 이제 각자 집 가자 했어요(명절제외)

저희 부부는 서울 살고
5시간 거리 지방에 시가 친정이 가까이 있어요. 차로 10-15분거리.

결혼 20년 다 되었고
고부 사이 평범하게 나쁠것도 아주 좋을 것도 없는 딱 그만큼
부부 사이 나쁘지 않음.

다만. 시어머니 혼자 되신지 5년, 남편은 외동과 비슷한 상황.
친정 부모님 두분 다 계시고, 절 제외한 나머지 3형제는 모두 부모님 근처(차로 5-10이내) 거주, 셋 중 한명은 비혼으로 부모님과 동거중.

그간의 사정 다 의미 없고요. 화가 나서 하는 말도 아니고.

6월에 잠시 내려갔다 오자는 남편에게

앞으로 명절 제외, 부부 동반의 고향 방문땐(혼자 가는 건 알아서 하고) 넌 네 집으로, 난 내집으로 가자. 했어요. 넌 네 엄마 보러. 난 내 부모 형제 보러 가겠다.

이제 20년 가까이 살았는데, 서로 알만큼 알지 않냐. 우리 서로 심플하게 살자. 각자 보고 싶은 사람 만나는 게 최고다. 이걸로 기분 나쁠 거 없지 않겠니. 했더니

남편이.

그럼 장인 장모님께 내가 내려온 것도 얘기 안하겠다는 거냐? 하길래

아니. 얘기 할 거다. 같이 내려와서 @서방은 제 엄마 보러가고 난 울 엄마 보러왔다 올라갈 땐 또 같이 갈 거다. 했더니 남편이 그건 좀… 하네요.

그래서, 나도 시어머니 안보러 가는걸 니가 화 내지 않고 시어머니가 화를 안 낸다면 나와 울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대체 뭐가 문제냐. 인생은 길지않고, 부모님의 남은 여생은 더욱 짧으며, 우리가 앞으로 몇년이나 부모님을 만날 수 있을까? 그 몇년간 한해 몇번이나 내려 올 거며 며칠이나 보겠니?? 내 자식 보고 싶지 남의 자식 안 봐도 돼. 넌 울 부모님이 보고 싶니? 똑같아. 니 맘 내 맘.
우리 멀리사는 자식이 의미 없는 의무에 사로잡혀 그 얼마 안되는 내 부모 보는 시간을 여기저기 잘라먹지 말자.
심플하게, 실용에 입각해서, 하고 싶은 거 하며 살자.

했는데, 남편은 영 좀 별로인 모양이에요.

왤까요??

(단언컨대, 시집살이 없고, 시가가서 설거지 좀 하는 거 아무렇지도 않아요. 친정 가도 늙은 친정엄마 대신 밥하고 설거지 하는데, 늙은 시어머니 밥 한끼 해 주고 설거지 좀 하는거? 그게 뭐요. 괜찮아요.
저는 시댁가기 싫은 며느리가 아니라
친정가고 싶은 딸일 뿐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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