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한판 뜰 기세로 남편에게 한마디했는데 남편이 참네요.

고등아들이 공부를 못해서 남편이 걱정과 불만이 많아요...
만나는 사람들(그래봤자 아이 이모, 이모부, 고모 고모부 , 본인 절친들) 에게 아들 제대로 앞가림 못하면 어쩌냐고 하소연하고 뭐가되려고 저러나 싶다고
아이고모가 수학 선생님이고 애 어릴때부터 가르쳐서 애 상태 잘 알아서 공감을 많이해줘요. 고모가 학업을 떠나 아이를 엄청 지지해주는 편이라 아이가 고모를 참 좋아해요. 그런 고모(자기 여동생)를 붙들고
맨날 아들 하류인생 취급하는 말 해대요. 내가 평생 먹여살려야하면 어쩌냐는둥 은퇴하고 어떤 자영업해서 물려줘야하나 고민하고요.

정작 아들한테는 완벽하게 연기해요
자기는 너무너무 좋은 아빠가 되고싶은데,
공부만 생각하면 가슴속 깊이 갑갑해져서 숨도 안쉬어진대요 지금 고2인데.. 대학 아무데도 못가고, 한번도 들어본적없는.산골짜기 전문대다닌다고 회사에 학자금 신청할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다고 했어요.
아들은 순진무구 눈치없고 해맑고 착하고 선하고 우등생은 아니어도 선행상 타오고 친구많고 교우관계 좋고 공부빼고는 걱정할게 없는 아이에요. 물론 남자아이고 아직 미숙해서 덤벙대고 시간 계획 철저히 못하고 어리버리한면은 있죠.

평소에도 남편 하소연 너무 많이 들어서 제가 오래 참으며, 싫은 내색도 많이하긴했는데 ....
남편도 본인 나름대로 아들한테 진짜 지극정성으로 하긴하거든요. 데려다주고 데리고오고 학원비 과외비 아깝다안하고 다 해주고.. 대신 아들 몰래 뒷담화만 하는거에요.

아까도 대학동기 친구랑 가서 서로 자식얘기하면서
엄청 속상해하며 뭐가될까 걱정이라고 한참을 탄식했다고 마치 무슨 무용담 처럼 저에게 얘기하더라고요

밤 10시쯤
아이가 학원에서 집에돌아왔어요. 들어오자마자
그러더니 분리수거 해야하지않냐고, 다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하루종일 학원에서 힘들었을것 같아서
그냥 놔두라고 우리가 (동생이랑 엄마아빠) 할께~
했더니 가위바위보해서 하자길래 했더니
동생이 져서 당첨됐어요. 막 웃다가 동생은 잠옷바람으로 박스들고 나가는데 큰애가

지금 비 많이 오는데 우산 씌워줘야된다고 우산을 들고 동생을 따라나가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는데 제가 왠지 울컥해서..

당신 아들이 저런 앤데.. 이제 어디가서 우리 아이 하등한 인간 취급 좀 그만하라고.. 듣는 내가 더 힘들어서 못참겠다고.
감정 그대로 뱉어버렸어요.

원래 성정이 누군가의 말에 한마디도 지지않는 인간인데 왠일인지 아무말도 않더라고요

이 세상에 자기만 공부 잘했는줄아나...
너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공부 할만큼하고 배울만큼 배웠어...
좋은부모 따뜻한 부모 온마음으로 지지해주는 부모는 그냥되는줄아나... 어디서 남의집 공부잘하는 애들 레파토리만 듣고 와서 비교하고 열등감느끼고... 이제 그만 나대고 니 모습부터 봐.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났냐...

어디다 말도 못하고
82에다 속풀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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