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중증 치매이신 아버지는 요양원으로
인지 지원 등급 있는 어머니는 주간보호센터로....
그 과정이 심플하게 알아보고 바로 등록~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닌 건 .. 노령 부모님과 함께 해보신 분들은 짐작하시겠죠.
엄마 억지 주장을 초등 1학년 달래듯... 엄마 설득에 진이 다 빠지는 것 같았네요.
그러다 친정 부모님이 키우시던 노령의 열 네살 강아지가 아버지 요양원으로 떠나시는 걸 보고 돌아가셨다 생각했는지 식음을 전폐하고 아버지만 기다리다가
제가 갔던 날, 산책 시키고 목욕 시켜주던 저를 기다렸었는지 제 품에서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치매 어머니 충격 받으실 까봐 몰래 다른 방에서 눈물 콧물 흘려가며 주사기로 물 넣어주면서 쓰다듬어주다 보내고 늙으신 부모님 곁에서 자식 노릇 해준 강아지가 너무나 고마워 장례도 잘 치르고 올라왔어요.
그러고 출근해서는 제가 뭘 했을까요.
세상에나 무뜬금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하겠다고 알아보고 교재 찾아 봐두고
퇴근해서는 남편에게 진지하게 3년 잡고 하고 싶다.. 했죠. 남편의 얘, 뭐라는 거지?싶어도 말은 아끼는 그 표정이 떠오르네요 ㅜㅜㅜㅜ
그러고 이틀 지나 알았어요.
이게 정말 내가 아니라 심리적 바닥 치고 호르몬이 반동을 쳐서 생긴 조증이구나.. 하구요.
다시 좀 안정을 찾고 나니 인강 사이트 60만원 카드 결제 안 한 거 얼마나 다행이냐 싶더군요.
나이 먹고 슬픔으로 바닥 치게 두지도 말고
그 반작용으로 훅 치고 올라올 때도 마음과 행동을 잘 부여잡고 있어야겠다.. 싶었어요.
누군가의 오버액션도 이런 느낌이라면 뒤돌아 욕하지 말고 마음으로 부둥부둥 해줘야겠다 싶기도.....
나이 들어가면서 생을 거치고 노-병-사와 친해질수록 마음 근육이 단단해져야겠다 다짐을 여기서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