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이혼 실행할 용기란..


남편이 먼저 이혼 요구를 했고
전 거절 했어요.

일단 마음의 준비가 안 됐었기 때문에
시간을 벌어보자 했어요

전 원래 일이 있긴 했지만 그땐 더 악착 같이 했어요
남자들은 마음에서 멀어지면 돈 부터 끊거든요
왠지 끊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일도 마구잡이로 받아서
일단 월 소득을 높였어요.
이쯤 되면 능력이 있고 일이 있으니 그렇지 라고 주변에서 하는데 아뇨 제가 본래 하던 일이 있긴 했지만 이력서를 하루에 3~4개씩 일주일에 10통은 넘게 넣어서 하나 연락 오면 최선을 다해서 계속 일이 들어올 수 있게 조심하고 집중 했어요

왜 냐하면.. 아이랑 살고 있는 상대 명의의 전셋집을 그 사람이 맘대로 빼버려서 집이 날아갔거든요
그렇게 일단 집 부터 제 명의 월세로 구해 놓고 하루 한 4시간 자면서 3년 가까이 일 한거 같아요
여윳돈을 계속 마련해 둔 거죠

그러면서도 남편에게는 돌아오라고 했고
아이와는 꾸준히 심리 상담을 받았어요

아이를 불안한 상황으로 부터 지켜줘야 했고
저는 제 마음을 들여다 보고 제가 진정 원하는 걸
찾아야 했어요

세군데 가보고 한 군데 저희와 꼭 맞는 분을 만나
그 후로 2년 동안 주에 한 번씩 만나뵀어요
5일 열심히 달리면 선생님 만나는게 저의 힐링 타임 이었어요

사회생활에서 힘든 점도 털어놓고
저의 무엇이 부족한지 또 어떤게 강점인지
내면이 채워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어느덧 2년 5개월 정도 지났나?
아이도 저도 그 사람에게서 독립 한 느낌이 문득 들었어요
그런 타이밍에 맞게 그 사람이 그러데요.

3년 가까이 본인 돌아오길 원하며 아이와 때로는 눈물을 때로는 화를 때로는 안도를 하며 기다린 그 긴 시간을 그 사람은 심리 센터 다닌 그 이유 하나로.. 제게 정신이 온전치 않아서 애키우기 힘들 것 같다... 라고 하는데

그때 정신이 번뜩 들었어요
내가 짠 하다고 생각한 그 사람 이면에는
자신의 고통을 덜기 위해 늘 저에게 책임을 전가라고
저를 비난 하던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요.
아이와 이만큼 살아낸 것에 대한 최소한의 인류애가 없다는 사람임을 느낀 순간, 그리고 제가 온전히 제 자체로 제 삶을 구축해 놓았다는 걸 인지한 순간 아, 끝내자. 헤어질 결심이 생겼어요. 알을 깨고 나온거죠.

그래서 헤어졌어요
만 3년을 꼬박 채웠더라구요
그 사이 저는 프리랜서에서 정규직 전환이 되었고
아이는 어느새 초등 고학년..
함께 버틴 세월 덕에 저희는 완전 끈끈하고 둘이 잘 사는 방법을 터득 했어요

이혼을 실행할 용기는 타인에게 정이 떨어졌을 때가 아니라 제가 나로 온전해 졌을 때 같아요.
만약에 이혼을 해야하는 이유가 타인에게서 비롯 된다면 아직 같아요. 반대로 이혼을 해야 하는 이유가 나에게서 나온 다면 그 때는 바로 실행 되더라구요.
그게 금전적인것 뿐 아니라 이러다 내가 죽겠다 라는 심정이어도 말이에요.

이혼 하고 나면 조금 힘들긴 한데 (체력적으로) 나름 뭐 살만 해요. 크게 달라지는 건 없어요. 아이에겐 양보다 질로 보여 주면 되고요. 쉽지 않죠. 네 어려워요. 근데 부부 생활을 계속 하고 있었어도 이건 어려웠을 거예요.

일단 직업을 가지시고요. 상대 돈 없어도 의식주가 해결 되는지 살펴 보시고요. 안 된다면 일단 의식주를 탄탄 하게 하는데 집중해 보세요. 이것만 해결 되도 이혼을 실행할 수 있어요

이혼의 기로에 서신 분들.. 많이 힘드시죠?
자꾸 눈물 나시죠?
괜찮아 질거예요..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