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짝꿍의 어머니는 늘 김밥을 싸서 주곤 했다. 2교시 쯤 김밥을 먹고, 4교시 점심 때 공부를 할수 있게 도와주려는 짝꿍 어머니의 배려였다.
짝꿍의 김밥이 나는 늘 부러웠다. 김밥의 맛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싸줄수 있는 어머니의 시간적 여유, 가정 생활 등.
내가 유치원때부터 아버지가 주는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어머니는 식당일을 나가게 되었다.
중학교를 토요일 오전에 마치고 빨리 집에 오는 날이면 혼자 라면을 끓여 먹으며 유선 방송을 보았다. 정서적 허기짐을 채울수 있는 먹부림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학창시절 전업주부 엄마를 둔 친구들이 너무 나도 부러웠다.
고등학교 때 돈을 주고 먹는 배달 도시락이 생겨서 엄마 도시락을 대체 할수 있게 되었어도...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어도...
마음이 빈곤할 때면 고3 때 짝꿍 어머니가 매일 싸 주었던 김밥이 생각이 났다.
나는 마음이 불안할때면 늘 김밥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집 김밥 만큼 마음이 편하고 포근해지는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성인이 된 지금, 오히려 내가 엄마를 돌보게 되는 나이가 되었다.
친정집에 갈때마다 엄마는 계속 음식을 해준다고 한다. 나는 이제 엄마 도움이 필요 없는데..
엄마가 나를 위해 굳이 음식을 해준다면 나는 김밥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때 결핍되었던 기분을 나도 채울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