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답답한 우리 친정엄마

저는 오십대 초반이고 친정엄마는 칠십대 중반이세요, 노인치고는 나이가 많지도 적지도 않네요.

자식을 많이 낳고, 기르고, 보통의 한국 엄마들처럼 본인 가족이나 자식들을 위해서 이기적이기도 하고,

그러나 헌신적이거나 희생적이거나 지혜롭지는 못하십니다.

정말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는 손주들 생일을 챙긴다거나, 입원하면 가서 봐주신다거나 하는게 전혀 없습니다. 당신 몸이 약하다고 생각하시고 당신이 더 힘드시니까요.  음식은 아주 가끔씩 만들어 주시고 명정때 가면 이것 저것 챙겨주시는건 있습니다.

그리고 노인들이 보는 유튜브 등에도 선동되시는 것 같고요.(건강 관련, 정치 등)

어렸을때부터 중산층가정에서 본인도 대학교까지 졸업하시고 강남과 분당등에 터를 잡고 살고 계세요.

자식들도 대부분 무난하게 성장하고 교사, 대기업 등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제조건을 깔면 무난하고 평범한 중산층의 할머니같지요?

저도 엄마를 꼼꼼하게 챙기는 딸은 아니기에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전부터 엄마는 매일 건강의료기기 대리점(?) 같은 곳에 다니시면서 하루종일 마사지 등도 받고 시간을 보내고, 거기서 물건을 많이 사십니다.  엄마의 종교가 천주교였는데 언젠가부터 신천지에 다니는 걸 알게 되었고(코로나땜에) 한번 발칵 뒤집힌 적도 있고요.

자잘한 비누나 치약부터 비싼 의료기기까지 많이 사는데 물론 제 기준으로는 시중가보다 비싸보입니다.  그걸 엄마는 항상 싸게 샀다. 너 좋으라고 산거다 하시면서 자꾸 주시는데 최근에는 제가 딱 자르기도 하고 안받습니다.

최근에는 상황버섯물이 좋다고 저보고 나이가 있으니 건강챙겨야 한다면서 자꾸 주시려고 합니다.  
그런 판매점에서 압박을 받아서 자꾸 구입해야 하는 걸까요?  세되당해서인지 다 좋은 걸로만 생각하십니다.

그리고 지난 주 어버이날때 갔더니 집 가스레인지가 하이라이트로 바뀌어 있던데 물어보니 195만원에 구입했다고 하네요, 요즘 인덕션 쓰는데 왜 하이라이트 구입했냐고 하니 독일제 제일 좋은거라고, 아빠 알면 난리나니 절대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세요.ㅜㅜ

아버지도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시고, 엄마가 그래도 밖에서 시간 잘 보내는 비용이라 생각하세요. 그래도 제가 보기에는 매달 몇백씩 지출되는 것 같은데 아빠도 이정도까지인지는 모르십니다. 
아빠 안계시면 금방 사기당해서 빈털털이가 될것 같고요.

이런 엄마 또 계실까요?  아빠한테 말씀드리면 지금 불안하게 유지되는 평화가 분명 깨질텐데,  나이들어 사람이 바뀔리도 없는데 이렇게 헛돈 쓰시게 하며 지내야 할지?  저희집이 그렇다고 부자는 아니거든요. 이런 것들 사시느라 현금이 부족해서인지 자식들에게 생일 용돈을 미리 달라고 전화도 하시고 뭐 그렇습니다ㅜㅜ

그리고 이십여년 전에 제이유 사건때도 친척돈까지 빌려 투자하다 몇 억 날리신 적도 있고요. 똑똑하지 못하시고 옆에서 잘해주는듯한 사람들 말에 현혹되시는 것 같아요. 

엄마가 다니시는 곳의 정체는 그냥 노인들에게 물건 판매하는 다단계업체이기만 한걸까요?  아니면 사기집단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지출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라면 적당히 다니시면서 소일거리 하시게 그냥 두어도 될지?  위험한 곳인지요?

비슷한 경험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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