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내가 꼬인 건가.

(지울지도 모릅니다)

지난 주에 모교에서 25주년 상봉행사가 있었어요.
최근 몇년 연락하고 지내던 친구가
계속 제게 기념식 합창 공연을 같이 하자는 둥, 기부금을 내라는 둥, 과 단톡방에 초대하는 둥 연락을 해왔는데
제가 제 상황을 가감없이 다 드러내고 설명하면서 불참의사를 밝히고 안갔습니다.

저요?
사실 제게도 눈부시게 빛난 청춘의 시간이 있었고 촉방받는 젊은이이기도 했습니다.
명문대 나왔고 남편은 전문직이고. 간판만 보면 그럴 듯한.

현실은
애들 낳고 키우느라 경단녀 십몇년에 재취업....지금은 그냥저냥 중소업체 스트레스 만땅으로 생활비 벌어야해서 울면서 다녀요. 
저 40대 초반에 남편은 뇌경색으로 쓰러졌는데 알고 보니 내연녀 있었고..ㅎㅎㅎ배신감 때문에 무척 괴로웠지만 병수발 다 들고 거진다 회복된 다음 이혼 했거든요. 사실 인성이 참 별로인 사람이었는데...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더군요.
커리어도 망. 재력도 망. 게다가 이혼 후 잘 살아보겠다고 하다가 엄청난 투자손실ㅜ
아들들 중고딩 때 이혼해서... 저도 힘들었고 아이들도 힘들었어요. 
저는 이제서야 우울감을 털어냈지만
고3 작은 아이는 입시 포기하고 지금 우울증약 먹고 있어요.
동창회 가고 싶겠나요ㅎㅎ

이 과정을 다 아는 그 친구가
동창회 술자리에서 영상을 찍었더라구요.
**(저)가 너무 보고 싶다고 울면서...
우리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는데
이런 자리 함께 하면서 우리 모두 그 삶을 이해해주고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요.
그러면서 다같이 **야 보고 싶어~
외치는데.

최근 몇년간 드문드문 연락했었고, 몇번 만나기도 했었고.
지금도 카톡으로 이런저런 대화도 하고 그런 사인데.

왜 몇십년간 안보고 살았던,,,,,내 시간과 돈과 감정을 별로 투자하고 싶은 생각이 없던 동창들 모임에서 
보고 싶다고 울부짖고
나를 소환했어야만 하는 건지
내가 거기에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는 공유했겠다 싶고.


제 자격지심이 크겠죠. 스스로 루저라고 생각하는 거 부인 안해요.
그러나 누구든지 조용히 살 권리도 있고, 
가십거리 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존중해줘야 하는 거잖아요.

그 친구. 좋은 사람이라고 여겨왔고...나쁜 의도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기에. 
오늘만 기분나빠하고 말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사람 더 비참하게 만드는지. 솔직히 섭섭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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