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의 소득이 오르는게 싫은 사람들-김원장 기자

국찜에겐 찍소리도 못하고 민주당은 만만하고
노조, 노동자는 밟아버려야하고
정말 이상한 나라 2찍들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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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

남의 소득이 오르는게 싫은 사람들.

1.

영국이 잘 나갈 때 해로드백화점은 최고 명소였다. 다이애나비가 이 백화점 아들을 사귄 적도 있다. 그런데 신세계 강남점 매출이 연 3조원이다. 런던의 해로드백화점이나 도쿄의 이세탄 신주꾸보다 더 높다. 한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낯선 경제 수치들이 우리 앞에 쏟아진다.

급여도 마찬가지다. 진짜 팍팍 오른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의 부장급 연봉이 이제 1억 5천만 원을 육박한다(삼성카드는 지난해 전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4천만 원이다). 부산에서 피부과 전문의 한명 고용하려면 연봉 3억 원은 불러야 내려온다. 그래서 지난해 E클래스는 전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샤넬 핸드백은 1조 6천억 원 어치가 팔렸다. 나인원 한남 244㎥은 지난해 공시가격만 97억 원이다. 뭐가 이상한가.

2.

그런데 5천년을 너무 가난하게 살아서인가. 예컨대 종합병원 8년차 간호사가 연봉 5천만 원을 받는다면 “무슨 간호사가 연봉을 5천씩 받아??”

솔직히 말하면 다수가 비정규직인 사회에서 남의 급여가 오르는 게 썩 반갑지 않다. “교사들은 대박 연금 나오는데 무슨 월급을 또 올려줘?” 그래서 지금 우리 경제 규모에서 선생님들의 급여는 적당한 것일까? 올해 일선 경찰서를 지휘하는 서장급 총경 10호봉의 월급은 418만원(2023년 경찰 공무원 봉급표)이다. 지난해보다 7만 1천 원이 올랐다. 삼성전자 대리급 소득이다.

누군가의 소득은 팍팍 오르는데, 누군가의 소득이 오르는 것은 싫다. 급기야 노사정 대화를 책임진다는 한 정치인 출신 위원장은 지방의 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평균 임금이 4천만 원이 안된다며 감동받았다”는 글을 올린다. 자본주의가 성숙한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런 주장을 펼치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아니면 그가 원하는 경제는 베트남이나 라오스 같은 것일까? 그곳에 가면 연소득이 1천만 원이 안되는 급여생활자가 넘친다. 그는 얼마나 큰 감동을 받을까.

3.

이게 정규직이 아니면 임금인상에 대한 사회적 저항은 더 거세진다. 조선소 하청 근로자는 월급 400만 원을 요구하면 안된다. 이런건 사회적으로 위험한 주장이다. 체제전복세력처럼 보인다. 그러니 숙련공들이 공장을 떠난다. 우리 산업사회를 이끌었던 그들은 오늘 어디서 치킨을 배달하고 있다.

물론 걱정 안해도 된다. 우리에겐 캄보디아나 미얀마 근로자들이 있다. 정부는 용접공과 도장공의 쿼터를 폐지했다. 계절근로자들도 계속 쿼터를 늘려 지난해 8만여 명의 외국인근로자들이 우리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대신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세상 모든 것의 가격이 다 올랐다. 그런데 스웨덴의 버스기사 월급은 높은 게 당연한데 우리 버스기사가 400만원 받는다고 하면 나라 걱정부터 앞선다. “이러다 다 같이 망하는 거 아닌가. 북한 되는 거 아니야?” 김정은이 빼고 다 같이 못사는 곳이 북한이다. 다 같이 잘사는 곳은 북한이 아니다.

미국에서 싱크대 한번 고치려면 일단 와서 한번 들여다보고 100달러를 받아간다. 작은 기술도 큰 비용이 드는 나라. 그래서 작은 기술을 가진 사람도 먹고 사는 게 걱정이 없는 나라를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한다.

4.

수 십년 동안 기업을 위해 근로자의 허리띠를 동여맨 일본은 지금 어떤가? 20대 청년 근로자의 급여를 100으로 했을 때 30대 근로자의 수준은 1990년 151.0에서 2020년 129.4로 줄었다(니혼게이자이신문/한국경제 정영효특파원 인용). 30년동안 임금이 14%나 줄었다. 그렇게 구매력이 줄고 소비가 줄고 기업 매출이 줄어든다.

우리는 자본주의 경제를 하면서 왜 타인의 임금인상을 걱정하게 됐을까? 일단 ‘임금’이 높아지면 기업 경쟁력이 낮아진다고 믿는다. 그런데 저소득 근로자의 임금이 높아지면 이 돈은 결국 어디로 향할까? 예컨대 저소득층은 번 돈 대부분 또는 그 이상을 지출한다. 우리 소득 1분위(하위 20%)는 한달 112만원을 벌어 147만원을 지출했다(통계청 2022년 4분기 경제동향).

매달 적자인생이다. 경제학은 이렇게 가난할수록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소비성향’이 높다고 설명한다. 결국 이들이 쓴 돈은 대부분 자영업이나 기업 또는 정부로 이전된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저축을 해서 은행에 잠기거나(저축을 할 수 있는데 요구불예금이 아니면 이 예금액도 역시 투자로 이어진다) 우주밖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다. 기업의 지출을 투자라고 하듯이, 이들의 소비도 누군가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급여가 오를수록 우리 경제에 득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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