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김영하 검은 꽃이 벌써 발간 20주년이네요.

나라를 거의 잃어가던 1905년 멕시코로 떠난 1033명의 사람들
1905년부터 1909년 까지의 단기 계약 노동 조건.
40여일 화물선에서의 생활을 끝내고 마침내 도착한 멕시코에서 
그들이 대면한 것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살인적 더위
그리고 그들이 맺은 계약이 불법과 사기였다는 사실.

국교가 맺어지지 않았던 모든 것이 낯선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
어떻게 버티고 살아가야 하나.  

노예와도 같은 4년의 계약을 마치고 
조국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그들의 조국은 이미 외교권을 잃어서
대한제국 여권은 무효화되고
얼마후에는 강제병합되어 그들의 나라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만다.
자신의 신분을 증명 할 수단이 없어진 사람들.

돌아갈 곳이 사라진 나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 책은 당시 20대 후반이던 제게 꽤 큰 영향을 주고, 
어떤 선택의 순간에 문득 떠오르기도 하던 그런 책이었는데
올 해 시절이 수상해서 그런가
검은 꽃이 자주 생각나더니 벌써 발간 20주년이네요. 


저는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이전의 작품들을 좋아해요. 
조금 더 날 것 느낌이 나고, 그가 가진 야생성을 드러내는 것에 크게 주저하지 않았던. 

어둡고 무심하고
발랄하지만 슬프고
우스꽝스럽지만 무시할 수 없고
우울하지만 건조한 

장편으로 퀴즈쇼, 빛의 제국 
단편집으로 호출, 오빠가 돌아왔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그리고 또 한 편에 
지나치게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마법적이던
가장 좋아하지만 읽기 전에 심호흡 한 번 하고
이미 알고 있지만, 다시 한 번 마음의 준비를 하게 만드는 

장편 너의 목소리가 들려, 검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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