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엄마랑 처음 해외여행

작년에 시어머니 갑작스레 보내드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어요
그간 멀리 있다는 이유로
또 여느 모녀처럼 그리 편하지만도 않은 관계였어서
엄마랑 단둘이 뭘 해본다는 생각을 못해봤어요
애들도 다 크고 엄마 더 연로해지기 전에 엄마랑 여행한번 해보고 싶어
제안했는데 엄마도 단둘이는 어색했는지
손녀며 사위며 아들이며 누구 하나라도 더 함께 가지... 하시더라구요
둘이만 가고 싶다고 했고
다른사람 끼면 또 일정잡고 비용생각하고 이러다 또 다음에 소리 나오니
그냥 갈건지 말건지만 정하라고 하니 의외로 가신다고 하네요
사실 속마음은 가도 좋고 다음에 다같이 가자 해도 좋을거 같았어요
엄마도 저도 둘이는 서로 어색하니깐요
그렇게 갑자기 다낭여행을 다녀왔어요
가기전에 옷이며 신발이며 뭐가져가네 환전 얼마하네 소소하게 카톡 주고 받으며
처음으로 친해진거 같았어요
패키지인데 노인네 껴서 신경쓰이게 하고 싶지 않다고 운동도 열심히 하셨답니다.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날도 오전 근무하고 오는 저를 위해 김밥도 싸오셨더랬어요
당신 공항버스 타고 오는데 기사가 차밀려 점심도 못먹었다 말에
싸온 김밥도 나눠주셨다고 연신 가방 꺼내주고 고맙다 절을 하듯 인사해서
좋았다고 하시네요...
패키지일정 걱정하며 갔는데 다행히 그리 빡빡하지 않았고
다니는 내내 현지 아가씨 가이드가 엄마엄마 하면서 딸인 저보다 어찌나 잘 챙기던지
너무 고마워 몰래 팁도 많이 줬어요
가는곳마다 좋다 먹는것마다 맛있다 사진찍자하면 포즈도 귀엽게 잘 취하고
엄마가 왜 친구가 많은지
주변에서 찾는 사람이 많은지 같이 다녀보니 알겠더라구요
둘밖에 없으니 서로 의지하고
대화도 많이하고
패키지 다른 일행과도 세대불문 어찌나 대화도 잘하고 잘 어울리시던지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봤고
그 누구와 갔던 여행파트너보다 좋았습니다.
다녀와서 저도 너무 힘들었는데 그거 칠십중반 나이에 다 소화하시는거보고 놀랐어요
비행시간때문에 더이상 멀리는 힘들거 같구
국내라도 함께 자주 다니려구요
오늘 여행사진 앨범으로 만들어 보내드렸는데
받으시고 기뻐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만들면서 다시보니 또 너무 좋고 어디 가고 싶고 그러네요
여행의 재미를 모르다 사람들이 이래서 다니는구나 느꼈어요
다들 엄마랑 행복한 시간 많이들 보내셨음 좋겠어요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