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자랑 하나 ..

82에 매번 푸념하거나 문의 할 때에만 간간히 글을 올렸는데..
이건 어디가서 떠벌리기도 민망한 자랑이라 친정같은 82에 올려요ㅋㅋㅋ
저희 아버지는 농경시대를 보낸 대부분의 옛날 사람들 처럼 가방끈은 짧은데 특유의 부지런함이 있어요. 제가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어요. 게으른 어른이 있다는 걸. 저희 부모님만 보면 늘 부지런하셔서 모든 어른이 부지런한 줄 알았어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는 99프로 순도의 노꼰대이셔요. 아주아주 가끔 저희 딸들이 저에 대한 불만을 외할아버지께 털어놓으면 그래도 엄마는 너희 사랑해서 그러는거야. 엄마말 잘 들어 이러시고.. (평상시에는 손녀 사랑이 그냥 미치셨음ㅋㅋㅋ 식당 메뉴는 손녀들 외에 주문할 수 없는 룰을 만드신 우리 아부지..)
저희 어머니는 진즉 돌아가셔서 이번 어버이날도 여느 때와 같이 저희 가족이 아부지 모시고 아부지댁 근처에 유명 카페를 갔는데.. 아부지가 경비 일 하시는 건물에 있는 카페가 그 지역의 체인점 카페 중 하나였는데.. 그 날 방문했던 카페도 그 체인점 중 하나였어요. 우연히도 그 카페 사장님을 거기서 만났는데 아버지를 알아보시고는 저희 테이블에 차를 서비스로 제공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다 먹고 일어나는데 우연히 그 카페 사모님과 만나 인사하는데.. 사모님이 인자한 미소를 띄수며 저에게 아버지께 늘 도움 많이 받고 있다며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시더라구요.
그 후 그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제게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될 것 같더라구요. 요즘 이래저래 자녀들때문에 힘들었는데.. 아버지는 나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시는구나하는 생각에 바닥까지 쳐박아졌던 자존감이 하늘로 조금씩 솟아 오르는 것 같아요.
저도 나중에 아부지 같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싶어지는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매번 한잔 해야 글이 길어지는 걸 오늘이 되어서야 깨달았네요.
다음에도 자랑 글 올리고 싶은데.. 그런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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