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40년전 할아버지의 카네이션

4ㅡ50년전
꼬꼬마때부터 어버이날이면
문방구 카네이션을 사서 부모님 손잡고
할아버지댁에 다녀왔어요
할아버지의 방 기둥에는 해마다 사다드린
빨강 카네이션이 빼곡히 꼿혀서
할아지의 살아온 인생의 훈장처럼 느껴졌어요

어느날
할아버지께서
이만하면 됐다
내년부터 카네이션 사오지말라고 하셨고
시골에 도착하면 가슴에 미리 꽃을 달고계셨어요
예전에 사서 기둥에 꼿아놓은 꽃들을 그때부터
재탕ㆍ삼탕 ᆢᆢᆢ
어린 제 눈에는 신식 할아버지같아서
존경심이 생겼어요

어느순간
문방구엔 핑크카네이션ㆍ흰색 카네이션이
나오기 시작했고 세월이 흘러 주머니가 든든해지니
거리엔 다들 생화 바구니를 들고다녔어요
한 세기가 바뀌더니 어느새 화분까지 나왔더라구요 ㅎ

저희아이는 작년에
카네이션이 아닌 그냥 예쁜 화분을 사왔는데
꽃좋아하는 남편이 그걸 정성껏 키우더니
올해도 꽃이 폈어요
식탁위에 얹어두고 올해는 꽃바구니 필요없다고
아이들에게 꽃사진 찍어 보냈어요

어릴때
기둥에 꼿혀 계속 재사용되던 할아버지의
종이카네이션 생각이 났습니다ㅎㅎ

참!
작년에 제가 코바늘 뜬꽃으로 바구니 만들어
시댁에 가지고 갔는데 올해는 제가 아파서
못가뵈었네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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