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울 강이가 바람이 된지 5주기를 앞두고

제 푸들 강아지
5년 전6월6일에 안락사로 보냈어요.
6월2일생이니 만 16년 4일을 살다 간 내 강아지.
생을 다한 날
울부부는 아이를 가방에 넣어 등에 업고서
판교 운중동 야산에 올라가 둘이서 땅을 파고
늘 입던 티벳문양의 옷을 입혀서
토끼랑 곰이랑 사슴이 무늬된 수건에 아이를 싸서
묻었더랬습니다.
큰 소나무 두그루 사이에 묻고
거기서 목놓아 울고 울고
그때 사실 돈이 없어서 아이를 화장을 못했지요.
너무나 가난했던 시기에 우리에게 와서
형아들 성장을 같이 했고
형아들 수능장까지 다 같이 하고
큰 형아 군대 면회까지 함께 가고
우리 가족의 역사를 늘 함께 하면서 기쁨과 사랑의 중심에 있었던 내 강아지.
오늘 남편이랑 둘이서 아이를 보고 왔어요.
남편은 갈 때마다
울 강이는 여기 없어. 그래도 여기 있다고 믿는 맘이 우릴 여기로 데려온다고 말합니다.
오늘 강이 묻은 자리에 대고 말했어요.
강아
그때 그 시절에 아픈 널 태우고 동네를 한바퀴
산책시켜 줄 개모차를 한대 살 여유가 없었던
엄마를 용서해라 흑
늘 아이를 안고 아파트 잣나무길을 걸으며
나의 지옥길은 언제 쯤이면 끝이날까를 생각했던
지난 날을 생각하면서
나의 강이는 분명 이 엄마의 바람대로
육신을 받지 않고 바람이 됐을거라고 믿으며 믿으며
산을 내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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