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절이라 유치원에서도 아이들끼리 엄마들끼리 활발히 교류하고 지내지 못했고
제가 일로 바쁘기도 했고요.
아이가 들어간 학교는 인원수가 정말 적은 단출한 학교입니다.
아이들이 많은 지역이지만, 저희가 배정된 곳은 유난히 적은 곳이라
1학년이 두 반이고 한 반에 12명 정도니까요.
이래저래 섞이며 다양성을 배우는 게 좋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저학년 때 작은 학교는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차피 2-3년 후에는 이사도 갈 계획이고요.
그렇다 보니 선생님들, 보안관 선생님들 여유로우세요.
우리도 직장 생활에 격무가 덜하면 맘이 느긋하잖아요.
돌봄 첫 주에 보안관 선생님은 저를 보자마자 누구 어머니인지 아셨고
교장 선생님은 아침마다 교문에서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 부르며 좋은 말씀으로 맞이해 주세요.
공간도 여유롭다 보니 이런저런 이름 붙은 교실이 많습니다.
운동장 놀이터도 좋고, 교실도 저희 때랑 다르게 시설이 정말 좋더군요.
교실 안에 작은 놀이 공간가 놀잇감도 있고요.
교장 선생님이 독서와 인성 교육에 진심이시라 입학식과 학부모 교육에서도 강조하셨고
담임 선생님도 유일한 숙제가 매일 도서관에서 자기가 고른 책을 읽고
한 줄 감상을 쓰는 것인데요. 아, 줄넘기 숙제도 있긴 합니다.
4월 초에 첫 상담을 갔어요. 두근두근 ㅎㅎ
아마도 50대 초반의 베테랑+카리스마 선생님이시고
인원이 적으니 거의 40분 정도 면담을 나누었어요.
요지는
-많이 걱정하시지만 작은 학교가 특별히 튀거나 친구와 트러블이 있지 않다면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한 번이라도 자신도 관심을 갖게 된다.
-저학년 때는 학교와 친구에 정 붙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공부? 결국 올라갈수록 자기 머리대로 간다. 다만 뭐든 너무 성취도가 안 나오면 흥미를 잃고
자존감과 연관되니까 학년이 바뀌는 시점에 부모님이 주의 깊게 살펴봐주시는 건 필요하다
3학년 후반부터 어려워진다. 관심과 격려는 필요하되 누구나 공부를 잘 할 수는 없다.
-요즘 다들 사교육을 많이 시키시고, 자신도 워킹맘이다 보니 학원에 의존했다
다만 저학년 때는 운동(+집단 운동), 예체능(=자유와 창의 감각),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와 교육관이 유사해서인지 많이 공감하고 왔습니다.
아이도 잘 적응하고 있고요. 다만 인원이 적다 보니 돌봄교실에서 제일 늦게 남아 있는 날이 있어서
조금 마음이 쓰이긴 합니다 ^^
그래도 바쁜 부모로서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