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는날 도와주고는 따로 오라는 말도 안하고 불편해하는거 같아서 들여다보지 않았어요.
가는 길에 작은 케이크하나 사서 갔는데
깨끗하게 정리된 방에 클래식음악을 틀어놓고 음식을 하고 있더라구요.
돼지고기 숙주볶음과 새우를 얹은 부추부침을 하고 있는데 앞치마를 입은 모습이 어색해요.
딸아이 하나라서 집에서 음식이나 집안일을 시키지도 않았거든요.
좁은 원룸이여서 음식을 하니 답답하고 더운데 안쓰럽기도 합니다.
책상겸 식탁에서 오랜만에 세식구 모여 밥을 먹고
짧게 있다 나왔어요.
아직 학생이여서 직장을 찾은다음 독립하길 원했는데 아이가 너무 원해서 가까운곳으로 독립시켰는데
함께 밥먹고 부부만 나오니 마음이 이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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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 마음속에 아이는 나와 떨어지면 불안해하는 아이인데 이젠 나와 같은 어른의 모습을 보는게 어색했던거 같아요.
속으로 가만히 중얼거려요.
잘가라, 나의 기억속의 아기야.
그리고 고맙다. 예쁘게 지내줘서, 어버이날을 기념한다고 식사차려줘서...
그리고 너를 진짜 어른으로 대접하고 앞으로 잘 지내보자.
저도 질척이지않고 쿨하게 아이에게서 독립하고 싶어요.
엄마도 독립하는데는 훈련이 필요한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