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해할 수 없는 건 둘의 성격인데요.
시아버님은 무뚝뚝하고 성격 급한 편이라 가끔 버럭하시긴 해도(버럭이지만 화나 짜증 내시는 건 아니고 말투만 그렇고 허용적)평생 성실하게 직장생활 하시고 가족 부양하셨고요. 유교적인 사고방식은 있으시지만 며느리에게 뭘 강요하거나 부담 주시는 스타일은 전혀 아니세요.시어머니는 말이 굉장히 많으시고 깐깐하고 고집 세지만 화나 짜증 내신 적은 없고 대체로 웃는 모습이세요.
시동생은 결혼해서 화나 짜증을 낸 적이 한번도 없다 하고 본인이 이룬 가족이 최우선이라 효도도 스스로 하지 대리 효도 안시켜요. 본가에 오면 자기 아내와 아이들 입장 세워주고 어떤 부담도 주지 않아요.
제 남편은 일단 화와 짜증이 기본이라 하루도 평화롭게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요. 시아버지보다 더 가부장적인 마인드가 강하고 본인 원가족을 위해서라면 저나 아이들 제물로라도 바칠 인간이에요. 그러니 본가에 가면 저나 아이들은 긴장하고(자기 부모 형제에게 뭔가 잘못 했다고 온갖 트집을 잡고 집요하게 괴롭혀요) 이제 아이들 커서 그 불편함 때문에 절대 안가려고 하니 애를 쥐 잡듯 잡아요.
타고난 기질은 형제라도 다를 수 있겠지만 성장 환경은 같은데도 어찌 저리 차이가 날까요? 처음에는 부러웠지만 시동생은 사회 평균보다 훨씬 좋은 남편이고 제 남편은 평균을 많이 깎아먹는 남편이라 비교하는 게 의미없어진지 오래라서 부럽지도 않아요. 맞벌이냐고 물어보실 것 같아 미리 답변하자면 저는 맞벌이, 동서는 전업이고(동서 전업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 없습니다), 결혼 당시 저만 친정 지원으로 전세 얻었어요. 제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지만 외모나 학벌도 제가 동서보다 나아요(시어머니가 대놓고 말씀하신 적 있어요, 시동생이 동서 인사시키던 날, 네 형수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다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