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가 자식처럼 키우던 고양이를 제가 집으로 데려와 같이 삽니다
저도 싱글..
갑자기 세상을 떠난 친구가 저는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그러다 생소한 동물이 제 옆에서 슥 지나가는 인기척을 느끼고 아.. 그렇구나 합니다
저는 동물이라고는 키워본적이 없어 지금도 이 고양이가 어색하고 낯설어요
얘도 한참 힘든 시기를 겪었었죠
사료도 안먹고 숨어 있다 도어락 소리에 급히 나오면 죽은 주인이 아닌 종종 보았지만 낯선 인간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니 급실망해서 후닥닥 숨고..
천국으로 간 친구의 딸같았던 고양이를 친구의 형제들은 싫다고 버리겠다는걸 제가 덥석 안고 제 집으로 옮겼고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고양이는 지금도 우울해하는게 느껴집니다
나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입양도 보낼까했는데 친구 생각하면 절대로 안될것같아 주저했어요
그러다 오늘 낮잠 자고 일어나는데 제 옆구리에 보들보들한 털이 느껴지더군요
놀라서 일어나니 고양이가 제 옆에서 침대에 얼굴을 앞발에 콕 박고 자고 있는거에요
처음이었어요
제 옆에 가까이 온 것은.
뭔가 이상한 기운이 등 뒤로 확 느껴지면서 뭉클한 느낌이 들더군요
고양이 깰까봐 까치발로 조심히 침대에서 빠져나와 아파트 산책하고 다시 집에 들어갔더니 또 숨었네요 ㅎㅎ ㅜㅜ
좋아질거라 믿어요
친구네 집에 놀러갈때마다 제 앞에서 뒹굴뒹굴 했던 애교쟁이 고양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싹 돌변한 지금의 모습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에요
이 아이도 얼마나 힘들겠어요
껌딱지일정도로 친구 옆에서 찰싹 붙어 다니던 사이였는데 갑자기 주인은 사라졌고 가끔 보던 여자와 낯선 환경에서 살고 있다니 나름 박복한 팔자라고 생각하겠죠
잠도 안오고 이 새벽 주절주절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