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노견 이야기 2

갈색 푸들 열다섯살
개는 주인을 닮는다더니
추위 타는걸 닮았어요
어린 시절에는 막 이불속 파고 들어가 자더니
작년부터 이불속은 안들어가네요
뭔가 불편하고 힘든거겠죠
그래서 얇은 담요 덮어줬는데 뭔가 편치 않은지
자꾸만 벗어버리고 몸을 웅크리고 자는거예요
어느날 제 경량패딩이 떠올랐어요
이게 촘촘히 누벼진거라 덮었을때
강아지 몸으로 감기지 않아요
마치 텐트처럼 그렇게 떠있거든요
요녀석 아침까지 그 속에서 잘 자네요
지 몸을 누르진 않지만 포근한 동굴속에서 자는거
같은가봐요.
제가 들어오면 얼른 따라들어와서(빨리 자고 싶어서
제가 들어가길 기다려요)
침대옆에서 제가 눕길 기다리지요.
제가 자리를 잡으면 자기도 잘 자리를 정합니다
자리는 날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럼 제 패딩을 폭 덮어줍니다.
거의 머리까지 다들어가게요.
그럼 몸을 말지 않고 다리를 쭉펴고 자네요

제가 집이 좀 썰렁하다 싶으면
저녀석도 소파에 전기매트를 켜달라고 말하지요
눈으로. 어딴날은 이거 좀 켜봐라
어떤 날은 이거 켜주세요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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