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어릴때 가정폭력 생각이 나서 마음이 센티해지네요

김밥집이에요
애가 장염걸려서 뭘 못먹는데 김밥이 먹고싶대서 포장하려고 김밥집에서 포장 기다리고있어요
지금은 좋은동네 살고 먹고싶은거 다 먹고있는데
한 20여년전 재수할때 생각 나네요

그때 저는 뭐랄까 참 천덕꾸러기였어요
살도많이찌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재수를 밀어붙여 했고, 가정불화에, adhd도 있었던것 같아요
아빠한테 허구한날 맞고, 대들다가 맞아서 기절한적도 있었어요

그런상태에서 공부는 안됐죠ㅎㅎ

재수도 실패하고 삼수를 하는데, 너한테 돈을 대줄수없대서 방통대나 가라고 하셨어요
저는 거기서 독학으로 수능 공부했고요
그냥 집에서 최소한의 돈만 대줘서 매끼를 방통대 앞 1000원짜리 김밥을 먹었는데
라면 떡볶이 이런게 먹고싶어도 돈이 부족해서 못먹었어요
그땐 친구도 없어서 이렇게사는게 너무 비참한거라는 생각도 못했어요

당시 덩치가 커서 1000원짜리 김밥으로 배가 안차서 같이 주는 국물과 단무지로 배를 채웠는데
그 김밥집 아줌마가 매출도안나오는 김밥을 먹는게 너무 싫었는지 노골적으로 싫은티를 많이 냈었어요

오늘같은 주말에 김밥집에서 기다리다 혼자 식사하시는 어떤분을 보니 괜히 옛생각이 나네요

그때 울엄마아빠는 뭐가그렇게 내가 미웠을까요?
나이차이나는 동생은 모든옷을 손수 손세탁을 해주시면서
저는 교복은 직접 빨라고 매일 윽박을 질러댔어요

뭐가그렇게 미워서 악다구니를 지르고 윽박을 질러댔는지 그렇게 욕짓거리를 했는지
그렇게 있는힘껏 팼는지

많은시간이 지났지만 그때 그 암울하던 거리와 먹을게 김밥밖에 없었던 서글픔은 이 날씨에 그대로 기억이 나네요

아빠는 백수 엄마는 공무원
외벌이로 사시는 것이 본인도 많이 힘드셨을거라 생각해요
엄마는 아빠한테 가정폭력도 많이 당하셨는데 본인이 그렇게 당하시면서도 저한테는, 대들면 더 맞으니 참으라고 얘기하셨어요
저는 맨날 대들다 더 맞아서 그래서 제가 더 미웠나 싶어요

병환으로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면서 그래도 이세상에서 니편은 아빠니 아빠말 잘들으라고 하셨어요 ㅎ
지금은 데면데면하게 지냅니다

엄마한테 나한테 느끼는 감정이 뭐였는지 물어보고 싶어지는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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