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좀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산에 갔어요. 뭐 센터 가입도 안 해도 되고 특별히 기구도 안 사도 될 듯 해서요.
튼튼한 다리로 걷기만 하면 되겠다싶어서...
시작은 호기롭게 올라갔는데 진짜 힘들드만요.ㅠㅠ
헥헥헥거리며 올라가고있으니 옆에 지나쳐가시던 어르신이 짠해보였는지 오이 하나를 주시면서 목마를때 먹으라고 하시길래 정말 감사합니다!!90도 인사를 해가며 받아들고는 좋~다고 와그작와그작 씹어먹었어요.
근데 좀 가다보니 뱃속이 꾸륵꾸륵거리는 겁니다. 아침에 커피만 한 잔 마시고 나왔는데 생야채가 들어가니 뱃속이 놀랐나..
좀 지나면 괜찮겠지했는데...ㅠㅠ 이게 갈수록 배에서 신호가 오는 거에요!!!
오르막길 낑낑대고 올라가느라 자꾸 엉덩이에 힘이 가는데...신호까지 오니까 진짜 미치겠더라고요.ㅠㅠ
막 등에서 식은땀이 나고 뱃속은 요동치고...어디 풀숲이라도 막 들어가고싶은 맘이 간절한데 제가 생리 4일째라..아...
내려오시는 분들이 제가 어으...어으...하며 걸으니 다 왔어요~힘내요~하시길래 공중화장실이 어디쯤에 있냐 여쭤보니 한 10분쯤 가면 있다길래 정말 정신줄을 빡!잡고 그때부터 온몸에 힘을 주며 걸었어요.ㅠㅠ
저 종교도 없고 그다지 치열하게 사는 사람도 아닌데...진짜 온갖 신이 도와주길 바라며 나와의 싸움을 하며 걸었네요.
아 진짜 10분후에 있다는 화장실은 체감상 한 100일은 걸은 것 같은데 안 보이고...ㅠㅠㅠㅠ
저만치 화장실 표지판 보일땐 입에서 기쁨의 욕이 나오드라고요.
곧 나올 것 같아서 뛰지도 못하고...호흡을 가다듬으며 ..손에 물티슈를 꽉 쥐고..제발제발하며 가서 문열고 들어가 일보는데..
진짜 땀, 눈물, 콧물까지 나왔어요.....ㅠㅠ
다시는 등산 안 갈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