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사춘기때부터 심하게 아파서 아이가 동굴로 들어가 버렸어요.
공부도 잘하고 엄청 밝은 아이였기에 너무 불쌍하고 속상했죠.
등교 거부도 심했는데 코로나로 그나마 지옥같은 고등학교2.3학년을
무사히 넘기고 졸업했어요.
기저질환 약 부작용과 무기력.우울증으로 정신과도 3년을 상담치료 병행하며 일년에 기본 2번은 수술.입원...응급실은 수시로 드나들었구요.
어른도 이랬으면 참 힘들었을텐데 사춘기때 이랬으니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겠나요.
전 그냥 옆에서 전전긍긍하며 제 삶은 그냥 다 내려놓고 아이옆에만 있었지만 저 역시 너무 힘들었어요.
아이가 수능을 보고 겨우 인서울은 했지만 재수를 원했고 저희도 너무 아까운 아이였기에 흔쾌히 지지.응원했어요.
재수때도 역시 입원도 하고 몸도 안좋으니 과외.학원은 꿈도 못 꾸고 혼자 인강에 독서실 다니며 주말을 무조건 휴식..평일 평균 2~3시간 공부했어요.
워낙 5년을 공부에 손을 놓아서 힘들어했지만 그래도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재수하고 인서울 중.상위권 대학을 갔어요.
정말 아이도 저도 너무 기뻤네요.
경기도가 집이라 통학이 체력적으로 힘들거 같아 학교앞 도보 5분 거리에 집도 얻어줬지요.
즐겁게 대학생활하는 것만도 기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혼자서 한번도 지각.결석 없이 학교를 다니고 동아리도 하네요.
시험기간이라 시험공부도 열심히 하고 과제도 잘해서 교수.학생들한테 칭찬도 들었다고 뿌듯해해요.
과외도 들어와서 내신기간 봐주는데 정말 열심히 잘 하더라구요.
과외학생 부모님이 다음 내신때 동생까지 부탁한다고...
저희 아이 정말 기특하지 않나요?
완치약이 없어 평생 치료.관리해야하고 활동에 제제는 많지만 그래도그 힘든 시간을 넘기고 이제 너무 잘 지내고 있는거 보니 거창하긴 하지만 인간승리라고 생각해요.
어제 아이 자취집에 청소기 가져다 주느라 다녀왔다가 예쁘고 기특해서 글 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