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전문 병원이란 곳 가서 자가보고식 설문 하고는
약간 경계이긴 한데 약 먹어보라고 해서
처방받은 콘서타, 메디키넷 잠깐 먹었었네요.
일단 유년시절.
파괴지왕으로 살았어요. 뭐든 내 손에 들어가면 남아나질 않아서..
뭐만 잃어버리고 망가지면 다 내 탓.ㅠ.ㅠ
성적표에는 늘 '산만하다'고 써있었어요. 초등 내내.
집에서 맨날 혼났습니다. 칠칠맞다고.
일어난 자리 컵 다 쓰러지고,
참기름 병 쏟고, 가방 두고 오고 이런 스타일.
호기심+충동성으로 담배 피워보고 싶단 생각에
집에 있는 탈지면을 종이에 돌돌 말아서 피우기도 했고-.-(초6)
길에 있는 담배꽁초도 주워서 피워봤네요.
학교에서 엄청 까불이로 살면서 개그맨하란 얘기 수도없이 들으면서
어디 가면 추천으로 사회보고 이런 캐릭...
선생님들이 안좋아하는 그런 캐릭터. 평소에 공부 진짜 안했어요.
고만좀 까불어라 이런 얘기 듣고
별명 왈가닥, 여깡패..이랬어요.
정작 공격성은 없어서 누굴 괴롭히거나 때리거나 하진 않았고요.
특이한 걸 좋아해서, 옷도 좀 튀게 입고 그랬더니
날라리라고 소문 났지만 또 의외로 딱히 일탈은 안했던.
그냥 노는 것만 좋아했고 수다 좋아했고 천둥벌거숭이로
눈치없이 해피한 아이였어요.
심지어 집안이 심하게 힘든(가정폭력과 부모 이혼과 가출 등) 상황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학교도 12년 개근했고
중학교때 공부 좀 신경쓴 후 부터는 우등상도 타고...
남들이 보면 저렇게 생각없이 사냐 했겠지만
나는 재미를 추구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고
덕분에 집안이 불우했어도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인데 막달 몇달 바짝 공부해서 학교도 잘 갔어요.
뭔가 나는 남과 다르다는 느낌에 우울해지고 힘들어지고 그랬고,
10대 시절 미친듯이 해맑더니 대학가서 좀 우울이 시작되더라고요.
목표와 몰입거리를 잃어서 그랬고, 낮은 자존감..등.
그러다 좋아하는 공부 찾아서 또 공부 바짝해서 좋은 대학원 들어갔고,
장학금도 타고..
제가 성적으로 상 타면 늘 사람들이 놀라워했어요.
전혀 공부 못하게 생긴...놀기만 하는 애라고 생각했나봐요.
성적이 공부 안하면 확 떨어지고 하면 쭉 올라가고 그랬거든요.
하기 싫을 땐 때려 죽여도 못해요.
관종력이 좀 있고 충동성이 있어서 약간의 일탈은 있었지만
또 겁이 많아가지고 심하게 일탈은 못해본.....(통금 10시 늘 지킴)
가정이 안정적일 때 제 정서는 훨씬 안정적이었고요
가정이 무너지고 피바람이 불었을 땐
저도 역시 ㅁㅊㄴ 널뛰듯 그런 구간도 있어요.
몰입거리를 찾으면 너무 신났고 미친듯이 빠져들고,
하얗게 불태우다가 얼른 고만두고 나와요 ㅎㅎㅎ
30대 부터는 차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남들 보기엔 나름 멀쩡한.
40대를 지나서 50 정도가 되니 이제 내가 나를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알겠어요.
지금 저와 전혀 다른 성향에 아주 안정적이고 늘 변함없는 남편 만나서
아이들 키우고 공부하는 일 하며 삽니다.
물론 여전히 자잘한 실수 엄청 많고 건망증 매우 심해요.
전 그냥 오픈합니다. 내가 이런 취약점이 있는 사람이니 서로 돕자고.
adhd 성향(주의력 결핍+충동성이 주 증상인 경우)
*운동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특히 격렬한 유산소 운동, 춤, 웨이트. 정기적으로.
*정서적 안정이 중요해요. 가정에서 못해줬는데 뒤늦게 스스로에게 해주고 있어요.
*빠짝 에너지 몰릴 때 일을 잘하니 그런 부분을 격려해 주어야 하고요
*안되는 부분-잘 잃어버리고 실수하는 부분은 보조를 두거나, 기계의 힘을 빌어야 해요. 비난 금물.
*울타리를 멀리 쳐주고 웃는 얼굴로 지켜보면서 한 번 해봐! 라고 해주면 좋겠어요.
*약이 도움이 된다면 먹으면 좋겠어요. 저는 약먹기 너무 늦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