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모의 역할을 포기하고 싶어요.

중2병이 언제 끝나는 걸까요? 지금 고2인데.. 끝이 안보여요.
한글도 일찍 깨우치고 책을 좋아했던 큰 딸 이였는데..
초등때는 상담하러 가면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칭찬일색에 상담 안오셔도 된다고 할 정도였어요. 똑부러지고, 야무지다. 남을 잘 돕고 불의를 못 참아서 약한아이 괴롭히는 애들 대상으로 싸워주고.. 그런 얘기들만 듣다 왔는데..다만 큰 딸은 저에 대해 늘 잔소리가 있었죠. 그건 4살부터 그랬던거라..(오죽하면 아이가 유치원 다닐 무렵에 제가 그랬어요. 시어머니도 안하는 잔손리를 하냐고) 저랑 사이가 늘 안좋았어요. 서로 안맞는다고 해야하나. 그러다 여차저차 중2 맞이했고 집에서 큰소리 나는 적도 수시로 있고. 몸싸움도 있고..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 최소한의 배려하는 삶. 이게 그렇게도 어려운건지. 집에 맛있는게 선물 들어오거나 하면 다 먹고 가족들은 맛도 못보는건 당연하고.. 학교. 학원은 거의 매일 지각. 복장 불량에 수업시간에는 수시로 폰을 하다 걸리는 듯 하고. 벌점 문자는 한 달에 수 차례씩 오고..
둘째가 사진 찍히는 걸 싫어라 하는데(카메라를 지나가다 코 앞에서 들이일며 일방적으로 이상하게 나오는 사진을 찍음) 지난 2년동안 매주 한번씩은 그걸로 트러블 일으키고, 공용 물건은 늘 본인 방에 쳐박아 놓고.. 이런걸로 뭐라고 하면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던데?" 이러거나 "금쪽이 보면 다 부모가 잘못 된거던데? 부모가 고쳐지면 나도 괜찮아지겠지~ " 이러지를 않나.
아 정말 지치는 단계도 지난거 같고 남편도 미친듯 애한테 윽박지르고 때리고도 했었어요. 근데 정말 눈하나 깜짝도 없고.
그냥 늘 한결같아요. 혼나기 전이나 혼난 후나.
이제는 그 아이의 부모이길 포기하고 싶어요.
자격없는 부모라고해도 절 죽을때까지 원망해도 더 이상의 노력은 그 아이를 갱생시키고 하는 의도가 깔린 노력이라 시도 전 보다 늘 결과가 안 좋아요.
저도 붙잡고 타일러 보고 눈물로 호소하고 기나긴 얘기도 하고 해볼 건 다해봤다 생각해요. 제가 이런 부모일줄 모르고 낳았던거죠.
남편도 저도 매일이 지치는게 몇 년 되니까. 진짜 미쳐 돌아버리기 직전이예요. 성인될 때 까지 기다리기만 하고 있어요. 분가시키고 남으로 사는게 같이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테니까.
부산 지하철 좌석에 누워있는 아이들을 누가 찍어서 유투브에 올렸던데. 댓글 보니 부모들이 더 욕 먹더라구요. 근데 그 아이들 집에서 체벌하면 또 체벌한다고 욕먹겠죠? 그거 보다보니 지 멋대로 사는 아이들한테는 부모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부모도 저렇게 좌석에 눕거나 하지는 않을텐데.. 전 그걸 보면서 부모가 안쓰럽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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