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노인. 아파트. 그 글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부엌 거실 천정에 물이 고이는거에요.
그래서 윗층에 올라가 문을 두드리니 70대 중반 할아버지가 나오시더라구요.
사정을 얘기하니 자식들에게 얘기하겠다.
며칠 뒤 다시 가보니 할아버지는 여전히 같은 말
천정은 계속 물이 떨어지고요.
남편도 올라가 얘기를 해도 같은 말뿐이구요.
그러던 중 딸아이가 피부가 오돌토돌 트러블이 올라오는거에요.
그 천정에 물이 고이고 곰팡이가 핀것이 육안으로 보이니 화가 치밀어서
난생처음 할아버지랑 언성을 높이고 다퉜어요.
역시 자식일엔 참아지지않더라구요.
그 뒤로도 견적을 받아와라. 뭐 어쩌구 저쩌구
상전 심부름하듯 겨우 보수를 받았구요.
(정수기 설치를 잘 못해서 물이 샌 것을 방치했더라구요)

그 몇 년이 지나고 그 집을 전세를 주고 이사나왔는데 세입자한테 같은 문제로 연락이 왔더라구요.
또 올라가보니 할아버지는 많이 연로해지셨고. 또 돈이 없다고 자꾸 못해주겠다 하는거에요.
와. 그래서 얼마까지 내실 수 있냐 물어봤더니 맥시멈 40이래요.
하. 그래서 십만원은 우리가 부담할테니 그렇게 하시라 했어요.
현관에 서서 집 안을 들여다보니 마루는 다 까져서 색이 이상해졌구요.
거실엔 왠 짐이 요상하게 쌓여있더라구요.
할머니도 안 계신지 집 안도 을씬년스러운게 빨리 해결보고 대면을 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아 그리고 새 아파트로 이사오고 몇 년 지난 뒤 갑자기 집 안에 연기가 꽉
차서 놀라 관리실에 신고를 했는데 원인을 알고보니 아래 아래층에 실외기에서 불이 붙었다고.
그역시 혼자 사시는 할머니 댁이었더라구요.
빨리 발견해셔 큰 불을 면했지만 공동주택에서 노인 혼자 사는 일은 녹록치 얺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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