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요리 좋아하는 편이에요. 전문가처럼 잘 하지는 못하지만 가족들을 위해 레시피 찾아 요리하고 상차리는 거 좋아하고 제철음식 나오면 꼭 사다가 한번씩 푸짐하게 해먹기도 하구요.
식재료 다듬을 때도 식감이나 영양을 위해서 번거로운 과정도 꼭 다 하구요
그런데, 이젠 좀 지겨워요.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남편은 라면 끓이는 거 이외엔 정말 아무것도 못해요.
예전에는 볶음밥 정도는 시도해보더니 이젠 그마저 안하고 자기가 식사준비한다는 날엔 국 같은 건 그냥 팩에 든거 끓여요.(이것도 1년에 서너번 정도?) 음식조합도 정말 이상스런 거 해놓고 영양만점이다. 이렇게 먹으니 한번에 다 먹어서 좋고 맛있다고 자꾸 동조하길 강요해요.
예를 들면 냉동실에 친정에서 보낸 쑥국이 있으면 거기다 냉동만두 넣고 끓인다던지 이런 식... 이상하다 하면 먹어보지도 않고 싫다 그런다 내가 해보라고 할 땐 해주는데로 맛있다고 하고 먹어라 이렇게 화를 내요. 또 이상한거 해놓고 먹으라고 할까봐 그냥 내가 해버립니다.
빠듯한 살림에 매일 어떻게 하면 좀 더 고영양의 식재료를 사서 풍성한 식탁을 차려볼까 고민하는 것도 지겨워요. 식비라도 좀 펑펑 다양하게 쓸 수 있으면 기분이 나아질까요.....
퇴직하고 나이들면 요리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음식들만 최소한으로 먹으면서 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