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모 재단 사생대회였을 거예요
그림 그리러 갔는데 그냥 힘들었어요
저는 나름 만화가가 꿈이었고
그냥 개꿈같은 그냥 꿈
크레파스물감도 제대로 안 갖춰지고 거길 왜 갔는지 지금도 참 의문이에요
행사 진행하러 서세원씨가 왔는데
장발에 토끼이빨 안경 청바지 그건 기억나요
아이들 사이 지나다니다 아무것도 못 그린 날 보고
좀 보다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던 기억이 나요
공부 열심히 해라 그렇게
오늘 생사를 달리 했다는 말에
그 기억이 났어요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손길
그 분 인생 사건사고,싫고 좋고도 없는 사람인데 너무 싫다는 쪽에 가까운데 갑자기 그 기억이 났어요
세월 참 무상하네요
확실히 어릴 적 기억은 참 오래도 가요
세월 하나씩 가는구나 못된 인간도 가고
나 참 나이 많구나 받아들일 나이
그래도 그 토끼이빨 안경아저씨
그때는 너무 고마웠던 세월의 한 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