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길에서 발견했다고 해요
길바닥에 뭔가 까만 게 있어서 처음엔 쓰레기인가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조그만 새였다고 합니다
아직 살아있는 것 같고 차가 다니는 도로라
일단 데려왔는데 고양이를 기르는 집이라 돌보기는 어려워서
저희 집에 오게 됐어요
저도 새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안스러운 맘에 데려왔구요
인터넷 찾아보니 따뜻하게 해주는 게 우선인 것 같아서
바구니에 파쉬 물주머니 넣어주고
설탕물을 좀 먹여보려고 했는데 안먹더라구요
이틀을 꼬박 잠만 자더니 사흘째 부터는 조금씩 움직이고
나흘째 부터는 계란노른자랑 미숫가루를 물에 개서
부리에 대니까 쪼그만 입을 짝짝 벌려서 먹었어요
새까만 색이고 참새보다 조금 더 작은 크기에요
날개를 보면 다 완성된 모양새인데
머리랑 목에는 희끗희끗하고 뻣뻣한 털이 있는 걸 봐선
다 큰 어른 새는 아닌 것 같아요
먹이 주면 와구와구 먹고 곧바로 눈감고 자네요
새가 이렇게 귀여운 줄 몰랐어요
조금 더 클 때까지 잘 돌보다가 밖으로 보내줘야지 싶어요
저희 남편은 눌러 앉으면 어떡하냐고 하면서도
출근할 때마다 들여다보고 퇴근해선 새부터 들여다봐요 ㅎㅎ
작은 새 한마리가 제 생활에 활력을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