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 인생에 지혜로운 선택은 뭘까요.

결혼한지 17년 된 직장 22년차 직장맘입니다.
아이 임신하고 남편이 오지 주재원으로 발령이 나서 육아 휴직 잠깐 써서 일년 함께 지내고 친정에서 아이 다섯살까지 직장생활하면서 키웠어요.
살림에 원래 취미도 없고 회사가 출장도 많고 야근도 많은 직장이라 청소는 도우미 이모님이 먹는건 양가 혹은 밀키트로 도움받아가며 살았어요.
아이관련 평일에 라이드도 많고 모임도 많아 집안일로는 절대 휴가 내지 않는 남편덕에 항상 일하다가 아쉬운 소리하고 뛰어나갔다가 밤새 일하면서 지금까지 이악물로 직장에서 버텼어요.
주재원에서 돌아온 남편은 집안일은 당연히 전혀 도와주지 않았고 육아도 절대 도와주는 법이 없는 목욕 한번 주말에 아이랑 공차러 한번 안 가주는 미혼 총각이 되어 돌아왔죠. 
남편은 주재원 할때는 와이프 몰래 동남아 골프 여행도 여러번에  출장길에 가방에 비아그라를 숨겨놓은 걸 들켜놓고 얼척없는 초딩수준의 핑계를 대는 남편한테 정떨어져서 소닭보듯 내생활과 아이 케어에 집중하면서 살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그때 한번 뒤집어서 내 마음의 감정을 풀고 성질을 보였어야했나 싶은데 그땐 나만 조용히 넘어가면 가정이 조용히 남편도 잘못을 알고 가정적으로 잘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원래 무관심하던 남편은 원래대로 와이프가 늦던 출장을 가던 아이가 아프던 가정에는 무관심했고 주말마다 골프치러 다니고 내가 바라는 남편상과 가정의 모습을 얘기하고 외롭다고 울면 자기도 힘들게 직장생활하는거라면서 징징거리지 말라고 했죠.
독기로 일에만 매진하다 남편이 명퇴로 직장에서 밀려났는데 급 없던 애정이 생겼는지 가정적인척 몇달 하더니 제가 잘 안받아주니 이제는 예전에 자기가 매달 생활비를 잘 주고 양가에서 경제적으로 도와주는 운좋은 우리집이 
재정적 상황이 왜 이런건지 본인이 직장 다닐때도 수입을 다 오픈한 것도 아니고 생활비만 다달이 보내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저축하고 투자하고 용돈하고 살았으면서 갑자기 제 수입이며 가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왜 식비는 이렇게 많이 들며 이게 다 니가 반찬을 사먹고 버리기 떄문이라며 냉장고 파먹기를 하라는 둥 쓸데없는 가구를 버리라는 둥 우리는 50평에 살아도 똑같이 비좁게 살거라는둥 하다하다 저한테 평균이하라는 얘기를 하더군요.
결혼 생활내내 죽을동 살동 친정 도움받아가며 아이키우고 직장 생활하고 무관심한 남편한테 휘둘리지 않고 멘탈 잡고 가정 유지하느라 마른 나뭇잎같이 살았던 저한테 평균이하라는 말을 들으니 다 소용없는 노력이였다는 생각이 들면서 졸혼이겠지 싶었던 우리의 결혼 마무리가 지금일까 싶은 생각이 자꾸 들어 고등학생 한참 예민한 시기 아이도 걸리고 그래도 크게 평균에서 벗어나 살아본 적 없던 제 인생에 결혼은 잘못했구나라는 인정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힘들어요.
저혼자 상담을 받고 있어서 상담사 선생님이 남편 상담이 병행이 되어야 제 우울이 진전이 있을 것 같다고 남편 단독 상담을 권하셔서 얘기해봤더니 저한테 넌 스트레스도 돈으로 푸는구나가 돌아오는 대답이였고 자긴 상담가서 할 얘기도 들을 얘기도 없다는게 대답이였어요.
집에서는 인사나 아이관련한 급한 얘기말고는 전혀 대화가 없고 주말에는 냉장고 비우라는 싸울때 들었던 얘기가 있어 라면한끼 먹고 나가서 시간을 보내던지 잠을 잡니다.
아이는 평일은 외가에서 집밥을 먹거나 학원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주말에는 배달음식이나 학원에서 친구들이랑 해결하고 있죠.
이렇게 사는건 사는게 아니고 저는 제 인생이 이렇게 소비되는 걸 원하지 않지만 남편이랑은 대화를 해봤자 싸우기만 하고 남편은 술먹지 않고 대화를 길게 하지도 못해요.퇴직하고 아직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남편한테 이혼얘기를 하기도 매우 괴롭구요.
남편은 저에 대한 모든 부분이 마음에 안들어요. 냉장고는 텅텅비어 있어야하는데 반찬이나 재료를 미리 사놓는것도.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것도. 집에 정리안된 짐이 있는것도. 맞벌이 하면서 저축을 많이 하지 못한것도. 아이한테 휘둘려보이는것도(저랑 아이랑 서로 나름 주고받고가 잘되는 말이 통해서 휘둘리는건 아니에요)
남편이 음주로 정지당한때 아이때문에 운전이 필요해서 타던 차를 넘겨받으면서 10년이 넘은 국산 중고차를 지금도 타고 있어요.
관리를 잘 하지 못하고 워셔액 갈지 않고 주말만 타면서 세차 안하고 수리해야하는데도 수리센터에 맡기지 않은 것등 차에 대한 애정이 없으니 팔아버리고 자기 타는 차를 주말에 사용하라고 하는 것등 모든것이 다 제가 하는 모든 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오직 밖에 나가서 돈벌어 오고 제가 운동하고 제 관리하는 건 맘에 들어하죠. 저는 지쳐서 별거라도 하자고 했지만 자기는 노력할거고 자기가 힘드니 너도 포기할 건 포기하라고 하더군요. 전 예전에도 남편한테 첫번째인적이 없었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걸 알기때문에 이제 끝내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아이가 자꾸 걸려요.
둘은 나름 남자라고 가끔 통하는 것도 있어 보이고 제가 없어도 배달 음식먹으면서 잘 지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제가 아이 안보고 살 수있을까 싶기도 하고 너무 머리가 아파서 회사나와서도 일에 집중이 힘들어요.
미래에 생각했을때 아이도 우리가정도 잘한 선택은 과연 어떤 걸까요. 제가 또 참기에는 이제 너무 힘들어서 자꾸 도망을 가고 싶어요.
예전 친정 아버님이 항상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상황에서 지혜로운 선택은 과연 뭘까요? 저를 위한다면 예전에 접었어야했는데 아이를 생각하면 자꾸 망설여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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