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년 전 유방암 진단 받고 수술하고 방사선 치료하고 잘 지내다가 삼년 뒤 재발해서 또 수술하고..그렇게 오늘이 딱 오년째네요.
이제 국가의 보호 관리에서 해방됐고 나 스스로 더 잘 관리하며 살아가야하는거겠죠.
큰 병 걸리고 나면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변한다고 하는데 전 크게 변한건 없고 이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어떤 사람이나 일 앞에서 속을 끓게되거나 째째하고 맘이 좁아질 때. 난 죽을 뻔한 사람이었어.그것도 두 번이나.잘못 됐음 이미 난 죽고없었어.그러니 이까짓 건 아무것도 아냐.하며 웃으며 돈 쓰고 웃으며 손해 보고 웃으며 넘어갑니다.
일희일비하며 잘 흥분하는 사람이었는데 이거 하나 건졌네요.
암을 친구 처럼 생각하며 다독여서 같이 가라고 하는데. 좋을 때도 미울 때도 이것을 떠올리게 되니 친구 맞는것도 같구요.
비행기 공포가 있는데 무섬증이 고개를 쳐들때 마다 벌써 죽었을 목숨이었는지도 모르는데 뭐 하는 생각으로 결혼 삼십 주년 기념하며
남편과 북유럽 여행도 떠나보려합니다.
인생을 얘기할 때 많이 하는 말.
새옹지마,호사다마.
별로 좋아하는 말 아닌데 살아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인생엔 엄청난 환희도 끊임없는 절망도 없는 듯..
기쁜 순간엔 겸손을 힘든 순간엔 용기를 가지고 살아야 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