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외식하고 집에 오는데


예전에 아주 큰 호텔이었던 곳이 식당같은 곳으로 변해있었어요
고1 아들에게 저 곳은 예전에 호텔이고 아주 멋있었는데
지금은 저렇게 형편없는 곳으로 변했네
엄마는 30대초반에 저기서 프로포즈를 받은 적이 있어

뭐라고 화들짝 놀라는 두 남자

맞선을 봤는데 두번째 만나는데 꽃을 사서 와서는
프로포즈를 하더라고 서울남자였고 직장도 서울이었어
괜찮은 사람이었어 거기다 꽃을 사왔더라고
맞선을 봤는데 꽃을 사오는 사람은 없었거든
그 꽃 사온 게 너무 좋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은 안 나는데 그날이 끝이었고
프로포즈를 받아들이지도 않았네?

잘됐네 아들
가지 그랬어 왜 남편



정말 다행이예요 엄마가 그 프로포즈를 받아들였다면
내가 안 태어났을거 아니야

그렇지

그리고 나는 우리 아빠가 제일 좋아 다른 사람이 아빠인건
상상도 못 하겠어


그렇게 늦게 결혼해 늦게 아이를 낳아 오십대 중반인 부부와
그들의 외동아들은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십년전 관광지였던 곳이라 새로 지은 큰 호텔이 있었고
이맘때쯤이었는지 환하던 일요일 오후였죠 사람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그 사람이 사서 왔던 꽃다발이 무척 좋았던
그러나 꽃만 받고 결혼은 못 하겠다 했던가 어쨌던가 했던
아주 오래전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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