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설거지 즐거움


오십 평생 살림 중 가장 싫어 했던 게 설거지였어요..

음식 하는 것 만 좋아했지

싱크볼 안에 넘치는 설거지들이 쌓이면

압도되고 당혹스럽고 좌절감이 몰아치던

그때 그때 치우면 일이 없다는 건 알지만

오랜 시간 잡힌 습관 때문에 여전히 쉽지 않고

다행히 식세기 핑계로 한번에 몰아 넣는다..

식세기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던 설거지 스트레스가

요즘 너무 즐거워요

몰아서 하는건 같은데 한 80%도 정도 차면 시작해요

일단 탭에서 유튜브를 켜고

같은 모양 비슷한 크기끼리 거품 칠을 하며 한 곳에 탑을 쌓아요

밥그릇 국그릇 믹싱볼 채반 냄비 접시 후라이팬 수저들...

여러 탑들이 생기며 싱크볼은 비워져요

여기서 한번에 싹 다 할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아요

우선 싱크볼만 비우는게 1차

뜨거운 물로 가장 작은 크기의 탑을 헹구고 건조대에 차곡차곡

크기 별로 헹구고 차곡차곡 하다 보면 1차 설거지가 끝나고

머리 속부터 땀이 흐름...(넘 개운함ㅎ)

2차 싱크대 상판 컵 등등, 가스렌지에 있는 설거지 모아서 시작

같은 루틴으로 차곡차곡.... 어느새 끝나있어요

상판 위 물기 스퀴져로 쓸어내고 행주질로 싹

말끔한 주방이 짠~ 등장해요

식세기 안 쓴지 오래 구요


더 이상 쌓인 설거지는 날 압도하지 못한다.... 삶에 너무 큰 변화였어서 

게으른 여자가 설거지의 재미를 알았어요

덤벼라 설거지들아! 얼마든지 상대해주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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