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87세 친정엄마의 아버지 원망 지긋지긋해요

동갑이신 아버지는 작년에 요양원에 가셨어요.
평생 두분이 사납게 싸우고 사셨고 슬하에 6남매가 있어요. 원수도 이런 원수가 없어요.
아버지는 무능하시지는 않고 넉넉지는 않아도 평생 돈벌이에 애쓰셨고 엄마도 전업으로 아이만 키우셨어요.당연 아버지는 돈으로 갑질을 했지만 생활비를 안주신 적은 없고 그럴 땐 진짜 돈이 없어서였어요.
엄마의 얘기는 평생을 날 무시하고 폭언과 변덕 욕설로 열 두번도 기분이 변해서 날 들들볶고 학대하고 무시했다예요.
다행히 엄마를 때리지는 않았어요.

요양원가신 아버지도 엄마 미워하시긴 매한가지지만 이미 이 세상 집착을 많이 내려놓으신듯 엄마에 대한 얘긴 아예 안하시니 그래도 방문하면 자식들 맘이 편해요. 그런데 엄마한테는 안부 전화드리면 이미 요양원 보내버린 남편 욕을 메들리로 하고 또 하고 이제 더이상 제가 힘겨워 들어드릴 수가 없어요.
지금 엄마도 암 투병중이신데 요양병원이나 시설로 가시라고 해도 싫다고 하고 딸들은 돈이나 내놔라하시고 백수 외아들 끼고 사세요.
전화하기 전에는 엄마가 무슨 얘길 하시든 아버지 욕 맞장구처드리고 엄마를 위로해야하는게 맞는걸 아는데 막상 통화하다보면
저도 두분 사이의 희생자란 감정때문인지 엄마의 원망에 자꾸 바른 소리를 하게 되요.
세상에 엄마가 그리는 그런 천사같은 남편은 없다고 엄마가 그런 사람이랑 비교해서 매일 원망하는게 문제라고.
엄마 주변에 그런 완벽한 남편이랑 사는 사람 한 명만 대보시라고 하면 또 얼른 말을 바꿔서 그런 사람은 없어도 당신처럼 무시당하고 산 사람도 없다고 ㅠㅠㅠ.
엄마 주변 사람 다 뻔하거든요. 요양사는 남편이 백수에 폭행까지 해서 70넘은 요양사가 아직도 남편에게 맞고 온적있어요.
주변 두분은 남편 일찍 돌아가셔서 평생을 건물청소하셨고
엄마랑 동서지간인 작은엄마는 작은 아빠 폭행으로 경찰까지 부른 경험있고...
병든 엄마의 저 소리를 잘 받아드리고 해야하는데 ㅠㅠㅠ
이제 저도 전화안해야할까봐요.
요즘 제가 힘든 일이 있어 멍하다가 다쳐 깁스하고 면역력 떨어져 독감걸렸는데 심해져서 입원까지 하고 이제 막 퇴원했거든요. 그간 아버지가 치료가 필요한 병증이 있어 매주 요양원에 가서 모시고 병원 다녀오고, 틈새로 엄마한테도 가고
아직 고딩아이 뒷바라지에 이제 죽을맛이예요
자식 많아도 두형제 해외에 있고 한명은 직장생활하니 큰언니랑 나랑 둘이 애쓰네요.
막내 남동생은 백수라도 운전도 못하고 답답해서 일좀 시키려도 엄마가 싸고 돌고 입씨름하기가 더 힘들어 그냥 엄마랑 사는것으로 이미 포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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