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80평인데 30평대 처럼 살기도 해요.

가까운 집인데요.
누군지는 말 안할게요.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 80평이고요.
세 식구 살아요.
80대 노인 둘에 50대 돌싱딸.

방이 다섯개 인데요 욕실 큰 거 두 개.
방 두 개는 짐으로 쌓아둬서 못써요. 창고에요.
일단 짐을 못버려요. 
두 노인의 아들 세 살 때 입던 옷,
고스톱 칠 때 밑에 깔았던 구멍난 싸구려 이불,
스카프는 한 100개쯤?
우산 여기저기서 받은거 한 30개쯤.
서류뭉치가 방 하나 가득. 
오래된 이불 베개...
사진과 그림 등을 다 대짜로 뽑아서 걸어놓은 액자,
그리고 미리 사놓은 액자를 걸지도 못해 벽에 기대 놓은게
한 50개쯤. 
소파가 한 8인용 되는거. 
식탁도 6인용 하나+4인용 하나.
냉장고가 세 개. 아무도 요리 좋아 안함.
부엌에는 온갖 그릇과 
유통기한 몇년씩 지난 소스, 커피, 1회용품.
중간에 있는 돌덩어리같은 아일랜드장 위에는 
물건이 빼곡히 올라가 있어서 움직일수도 없고 버릴수도 없고.자리만..
햇반 껍질 모은거 50개쯤. 
베란다에는 10년 넘은 매실항아리, 마늘이 20개 정도.
거기에 화초들인데 관상용 느낌 안드는 마구잡이들 한 20개.
샴푸가 한 30개쯤.
욕실 하나에 내놓고 쓰는 것만 한 10개 정도?
여기저기에서 사들인 장식품.
청소 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환기도 잘 안하는 편이라
바닥은 더깨가 앉아서 끈적끈적하고 칼로 긁으면 까만 때 덩어리 나올듯.
베란다 창에는 30년쯤 된 구식의 윤기있고 구불구불한 커튼.
내가 아는 한 20년쯤 안빨음. 
여름에 가면 초파리가 한 100마리쯤 같이 살아요. 

몇 번 사람 불러서 치우고, 버리고 했는데
별 소용이 없고요. 
가서 뭐 먹으려다가도  입맛이 좀 떨어지고요.
사람이 변하기는 힘드니깐,
힘든 사람이 안가는게 맞겠죠.

돈도 없는데,
집 적당한 때 팔아서 작은 집에서 소소하게 살면 좋겠다고 
수십번 말해도,
짐 많아서 안된다고, 
관리비만 50만원씩 내고,
계속 빚내서 살고....
우리에게도 간접 영향 오고..
답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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