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틀린건지 맞는건지도 모르고
내 생각과 뚜렷한 목표도 없이
남들 결혼하니 하고, 애 낳으니 낳고
그게 정답인냥...
어려서부터 엄마가 교회 다니라해서 다녔고
그 세계가 전부였어요.
같은 기독교인 만나 결혼했고 남매를 낳고 잘 사나보나 했죠.
알고보니
남편 명의 집은 그저 명의 뿐인 것이었네요..
실제 주인은 친척이었고, 그 친척 사업이 망하면서 그 집 대출로
남편은 신불자가 되었고, 인생의 나락이 펼쳐집니다.
그거 아시죠?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가 계속 나오는 캄캄하고 두려운 삶..
남편의 무능함에 날마다 놀라던 날들...
결국 내가 나서서 사업을 시작하고 먹고 살만은 해졌네요..
결혼생활 20년차 되고보니, 이혼은 수만번 생각했고
종교적 신념이, 애들이 어려서 참고 참으며 왔네요.
마흔즈음
종교를 떠나니 자유가 찾아왔어요.
힘든 상황에 헌금도 부담였는데, 일요일 푹 쉬고 헌금 걱정 안하니 좋더군요^^;
가난 체험 제대로 시켜준 그 남편놈은 고맙다, 미안하다 한 마디도 없이
현실적 조언이라도 할라치면 화를 내고 듣기 싫어하네요
좀만 사이 틀어지면 2~3달 말도 안하는 냉전은 기본,
그 냉전 기간이 항상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항상 내가 먼저
숙이고 들어가서 미안했다 잘 살아보자 했었네요..
가장 큰 이유는 애들 때문이기도 했고, 냉전 중 집밥도 안 먹으니 건강 걱정도 됐어요.. 또 교회나 친정 엄마의 종교적 세뇌도 컸고요(남편에게 순종 뭐 이런)
무엇보다 제가 남편밖에 모르고 살았어요ㅜㅜ 의지하며(의존전 성향)
돌아보니 그랬기 때문에 남편이 지 잘못을 모르네요...
내 상처가 켜켜이 쌓여 가슴이 돌덩이로 피멍들어 있는데, 내가 우스우니 내 상처쯤 얼마나 우스울까요..
사과할 줄 모르는 인간을 내가 만들었나봐요.. 내가 아쉬운게 더 커서.
내가 직업이 있고 언제든 이혼할 수 있었다면 덜 아쉬웠을까요
난 내가 만든 꽃밭을 잘 가꾸려 노력을 죽도록 했는데, 남편은 노력이란걸 안 하는 인간이네요. 한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하니 나 혼자 북치고 장구치다 완전 지쳤어요ㅜㅜ
이 가정을 지키려 참기만하고 살아온 세월의 내가 너무 불쌍합니다..
꼭 지키는 것만이 답이었나 싶네요
에효 주저리가 길었네요 답답하고 지친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