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남편도 저도 둘 사이에서는 문제가 없었어요. 그정도면 성실하고 자상하고..
꼭 시어머니 얘기만 나오면 예민해요. 민감하고..
미국에서 보낸 신혼은 참 좋았어요. 경제적으로는 힘들었어도... 한국에 온지 14년.. 그동안의 얘기를 다 쓰기는 힘들고...
정말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시어머니는 정말 남이면 상종을 하고 싶지 않은 종류의 사람이에요.(이건 시누이도 그렇게 말했어요.)
그래도 남편 엄마이니 최소한의 도리만 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시어머니가 말하면 토달지말고 해와야하는거 아니냐고 저를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발언으로 그나마 최소한의 도리마저 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결혼하고 시어머니한테 받은건 5부 다이아..
그리고 최근 세뱃돈 10만원씩 2번..
이게 다 입니다. 생일이라고 전화 한통 받아본 적 없고(시모 생일에는 꼬박 꼬박 챙겨드리죠. 케익 촛불까지..)
결혼하고 첫번째 시어머니 생신때는 갓난쟁이 데리고 시어머니 생일상 차려드렸더니 그때 상에 올린 부세조기 보고 가짜 조기라는 둥..(그때 저는 조기에 진짜조기가 있는지 가짜조기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몇십년 쓰고 닳아빠진 나무신발주걱 우리한테 사랑한다고 주질 않나.. 징 다빠진 가방.. 미국에서 고모가 사준거라고 주질 않나 과일이며 채소며 다 썩어빠진 것들만 주고
해외 그렇게 자주 오갔을때도 화장품 사고 샘플로 주는 바디로션 샴푸 셋트 주질 않나..그 외에도 사연이 길어요.
14년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어도 참고 남편 봐서 도리했는데 그동안 암 2번 걸리고 저도 더이상 저를 무시하고 존중하지 않고 가족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은 집구석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오늘 남편이랑 말이 나오고 큰소리가 오가는 중에 내가 며느리 도리를 하지 않으면 나랑 같이 살 이유가 없다는 말을 하네요.ㅎㅎ
나는 자기랑 결혼을 한 건데 이 남자는 나를 보고 결혼한게 아니었나봐요.
자기 엄마가 저한테 뭐를 그렇게 잘못했냐고.. 못한건 또 뭐냐고 그러네요. 눈이 뒤집혀서 큰소리 치고 공부하던 아이 큰소리 나니까 울면서 나오니 아이한테도 방에 들어가라고 소리지르고 집을 나가버렸어요.
며느리 도리 하지 않으면 이혼하자는 얘기인거죠?
아직도 이런 구시대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남자가 옆에 있었어요. 효도는 그냥 셀프로 하면 안되나요?
허허.. 실소가 나와요.
자기 엄마 이상한 거 다 알고 저를 이해해줄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슬슬 혼자 될 준비릉 해야하나보네요. 인생 헛살았어요.ㅠ
아직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딸아이..어쩌면 좋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