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유럽에서 한달살기

작년11월에 포르토에서 한달살기를 했었고
이번 3월에 로마에서 한달살기를 끝냈습니다.
물론 예전에 제주도 두달살기 경험도 있고요.

아래 산티아고순례길 물어보신 분 계시던데 저는 가보진 않았지만
그렇게 긴 여정이라면 유럽의 도시를 하나 찍어 한달살기 도전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제가 경험해보니 예상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풍요로왔습니다.
포르토의 경우 날씨도 온화하고, 사람들 순하고, 먹거리가 풍부한데다 저렴하고 치안도 안전했고요, 한달 막바지엔 좀 심심해져서 다음 도시는 안심심한데를 가야겠다해서 로마로 갔어요.

(아래는 제가 그날 알딸딸 너무나 행복하던 날 썼던 글인데 지금 읽어보니 좀 챵피하지만 추억이라 남겨둔 글이예요. 진심이었거든요)

바티칸 근처 에어비앤비에서 한달을 살았어요.
1900불 주었는데 넓직하고 세탁기도 있고
대형 슈퍼마켓에 재래시장까지 가까이 있고
이태리전국 탑50 피자집이 한골목 건너에 있어 날마다 호강하고
온갖버스 1.5불에 로마시내 구석구석 다 타고 다니고…

무엇보다 바티칸에서 들려오는 종소리..
저녁나절 베드로성당 광장에서 넋놓고 앉아 바라보던 노을,
숙연한 얼굴로 줄지어선 관광객들,
시스틴채플, 관광객 다 빠져나가고 직원들만 남아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그 고요한 공간에 마주보던 천지창조, 최후의심판, 그 공간에 오롯이 혼자 앉아 눈물이 와락 쏟아지던 순간,
전자바이올린 길거리 연주자의 아름다운 time to say goodbye ..
모든것이 아름답고
모든것이 감사했습니다.

비행기값, 에어비앤비, 그리고
하루 식비+커피+젤라또+버스=50불입니다.

오늘은 베니스에 왔어요.
4성급호텔인데 참 아름답고 고요하네요.
비가 살짝 내리는 베니스는 가슴이 시리도록 낭만적입니다.
동네주민들 가득한 리스토란테에서 먹물스파게티가 너무 맛있어 엄지척을 연신 했더니
주인아저씨가 아내가 직접 만들었다며 리몬첼로를 한잔 따라줍니다.
아아…이거이거 도수가 꽤 높은데..망설이다 마셨더니
세상에… 어떻게 이런 청량한 즐거움이?

이태리는 오늘부터 daylight saving time이예요.
호텔 중정에서 이태리 와인이 기가 막히네요. 한병 다 비우고 미씨들어와 끄적여봅니다.

이태리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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