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 내내 나를 감싸고 있던 감정은 소외감이었어요.
그런 배경에는 늘 치고박고 싸우던 전쟁같던 집안환경이 큰 몫을 한 거같아요.
그러다 운좋게 정말 마음씨 착하고 얼굴도 인성도 훈훈한 남자 만나서 학창시절은 그런대로 행복하게 보냈어요.
사회에 나와서는 절친도 더러 생기고 해외도 드나들면서 나름 좋은 시절들도 짧지만 있었구요.
그리고 이만하면 괜찮다 싶은 남자 만나 결혼했지만… 결혼전의 스윗한 모습은 다 가식이었고 알고보니 성격 포악하고 공감능력도 없는데 있는 척 하고 연기했던… 결혼 생활 내내 지옥같았어요.
10년만에 겨우 헤어지고 정말 운 좋게도 반듯하고 인간성 좋은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누구에게나 잘 하고 인간관계도 저와 다르게 아주 풍요로운 사람이예요.
그러니 자꾸만 어긋나네요… 제 허전한 마음은 그 사람 하나로만 채워지는데 그 사람에게는 저는 여러 인간관계 중 하나일 뿐이니까요.
제가 나만 바라보라 한 것도 아닌데, 먼저 그런 이야기를 하며 저를 부담스러워 하더라구요.
저는 어쩌다보니 이래요. 제가 간수 잘 못한 탓도 있겠지만 지금 남아있는 친구가 하나도 없어요. 아는 언니들 두어명 정도 있을 뿐 제 어린시절, 학창시절, 젊은시절 기억하고 만나서 커피마시고 답답할 때 이야기하고 같이 여행가고 할 친구가… 하나도 없어요.
남자친구랑은 이런 저런 이유로 헤어지려고 해요. 오늘따라 정말 사무치게 외롭네요. 저 나름 바빠요. 일도 하고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미친듯이 바쁘게 살지만 그래도 너무 외로워서 오늘같은 날은 펑펑 울고 싶어요. 아뇨, 펑펑 울었어요. 저 내일 눈 왕창 부을거 같아요.
친정하고도 다 연 끊어서 정말 저는 아무도 없어요. 종교는 있지만, 저는 제 옆에서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지지해주고 위로해 줄 사람인 누군가가 필요해요.
저는 왜 이렇게 지독하게 혼자일까요. 그 흔한 자매도 친구도 없이…
반짝반짝거리던 그 시절에 좀 더 친구들하고 보내는 시간이 많았어야 했어요. 함께 나이트도 놀러다니며 쇼핑도 다니며 부지런히 수다를 떨고 추억을 쌓아두어야 했어요.
그런 기억과 유대라도 있었으면, 그렇게 한줌이라도 남은 친구들이 있었다면 지금 이렇게 사무치진 않을텐데
언제나 회사-집-회사-집만 오가며 이 나이까지 살았어요…
인생 원래 혼자사는 거라는 건 알아요. 갈 때는 모두 혼자라는 것도.
그래도 함께 보낸 시간들이 있어 더 행복하지 않던가요? 어차피 혼자 떠날 여행이니 쭈욱 혼자 살 필요까진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