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살아서 이제 월요일 오전9시 반이에요. 아이학교에서 헬스장오는데 눈이 펑펑 내렸다가 감쪽같이 그쳤네요. 아이 학교보내고 평소처럼 헬스장와서 필라테스수업전 시간이 남아 아래층 카페에서 카푸치노 한잔 때리는 중이에요.
아이가 어릴때나 일로 폭풍처럼 바빴던 지난 15년동안은 이런 일상이 꿈꾸던 일상이었지만 작년부터 프리랜서로 하던 일도 끊겨 할일도 없고 통장도 얄팍한 40대 중반 아줌마입장으로는 그저 무료하고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고 공허함이 참 큽니다. 최근 두 아이들 또한 친구사이로 문제가 생기거나 공부로 실망한 일들이 있었어서 더 그런 듯도해요.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야할지 정말 모르겠어요. 무언가 하고싶다는 의욕이 안생깁니다. 아니 부당한 주차벌금에 항의전화해야하는 일에도 항의할 힘도 안생기고 그냥 세상이 두려워요. 지난 주말에도 오늘 하루는 어찌보내나 부담감에 일을 찾아서 토요일은 작은아이의 희망대로 시내나가 버블티사먹고 조금 어슬렁거리고 집에와서 아이와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바퀴를 돌구요. 어제도 일부러 일을 벌려 집만두를 250개 만들었어요. 그치만 많은 주말은 저는 침대에 누워 유튜브만 보면서 하루종일도 잘 보냅니다. 시간을 어찌 써야할지 몰라서요. 이런말도 그렇지만 한때는 유럽에서 유학하고 서울의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책도 쓰던 날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고 할 일도 없는 적당히 나잇살먹은 중년의 아줌마네요. 매일매일이 좀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진짜 한심하죠...
그나저나 그쳤나싶던 눈이 다시 내려 카페 통창너머 창밖이 온통 새하얗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