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방과후교실에서...

저는 나이 많은 방과후 교사에요.
가끔 학교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여기에 적었답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은
초1 남자 아이에게 맞을뻔 한 일이 있었어요. ^^;;;

첫 수업이였구요.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오는데
교장선생님도 따라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리고는 한 아이를 가리키며
이 아이가 말썽을 피우면 교실밖으로 나가라고 하세요! 괜찮아요!
저에게 이렇게 말하고 가셨어요.

심상치않구나 싶었죠. 두근두근...

저는 수업을 재밌게 하는 편이에요.
아이들 혼을 살짝 빼놓는 편이죠.
제가 질문을 하고 아이들이 단답형으로 대답을 하고
다시 뭐라고? 그러면 아이들이 큰소리로 000!!! 이러면 옳지!! 이런 리액션도 하고
솔직히 지루할 틈이 없는 수업인데

문제가 이 학교에서는 이 날만 2시간 연강이였어요.
이게 살짝 맘에 걸리더라구요. 어린 아이들이라서요.

중간에 5분정도 쉬는 시간을 줬어요.
화장실 다녀오라구요.
그랬는데 얘네들이 안나가는겁니다.
빨리 다음거를 하자고 하네요.
수업이 재밌었나봅니다.

그래서 1분이나 쉬었나
그냥 바로 그 다음 수업에 들어갔어요.

아주 잘~ 잘~ 수업하다가
수업 끝나기 5분전쯤


아까 교장샘이 지적했던 문제의 그 1학년 남학생이 갑자기 자석을 던져버리는거에요.
잘 안들어간다고요.
아니 도와달라고 하면 될것을 던지면? 으.........
다른 아이들은 거의 완성되었기에
그 녀석의 자석을 다 같이 찾았지요.
얘들아 우리 자석을 찾아보자~~
물론 자석을 던지면 안된다는 말도 하고요.


금방 찾을줄 알았는데 자석이 눈에 안보이네요. ㅠ
그 아이는 더 이상 만들수가 없었어요. 자석이 없으니까요.

그랬더니 이제는 엉엉 울기 시작하네요. 내 자석 내놔~ 내 자석 내놔~ 이러면서요.

난감.

그러더니 갑자기 마치 중국귀신 강시처럼 
두 팔을 옆에 붙이고 콩콩콩콩 저에게 뛰듯이 다가오더니
원망의 눈빛을 발사하며 주먹을 휘두를 기세였습니다.
그 순간 다른 아이들이 "선생님 피하세요!!" 라고 소리를 지르네요.

아~ 저 녀석이 주먹을 휘두르겠구나 싶어서 제가 몸을 피하는 순간 
아니나다를까 그 녀석이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그런데 맞아봤자 아플정도의 그런 휘두름은 아니였어요. 액션이 그렇다는 말이죠)


이 모든 일이 약 5초?정도만에 벌어진 일인데
바로 그때 교장샘이 문을 열고 들어오십니다.

밖에서 수업하는거 듣고 계셨던거 아닐까 싶더라구요.

큰소리로 야단을 치십니다.
여기가 유치원인줄 알아? 너 이리와!!

그러자 그 녀석이 날다람쥐처럼 도망을 갑니다.
잡으려 해도 잡히지도 않습니다.

이때 수업종이 울립니다.

다른 아이들은 선생님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교실을 나갑니다.

교실에는 교장샘과 저와  말썽꾸러기 날다람쥐 초1 남학생이 남았습니다.

징징징징 울면서 도망다닙니다. 내 자석 내놔~ 이러면서요.

저는 웃음이 나오는데 그걸 참느라고 ... 
그러면서 저 녀석을 잡는데 동참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되면서
어찌해야할지 몰라했습니다.

그 녀석의 행동으로 봐서는 선생님들이 혼낸다고 당장 말을 들을 녀석으로 보이지는 않았고
어른한테 주먹을 휘두를 정도면 가정교육도 문제 있어보이는데
이제 학교 생활도 시작했으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저런 행동은 수정이 되겠죠.

그나저나 수업했던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그 녀석의 물건 잔해들을 치우는데
큰 자석 밑에 작은 자석이 떡하니 붙어 있더라구요.
등잔밑이 어두웠던 것입니다.
작은 자석을 던지긴 던졌는데(이건 제가 봤거든요.)
던져지다가 큰 자석에 달라붙었던거였어요.

어!! 자석이 여기 있네.000아! 우리 이거 빨리 완성하자!
이랬더니
징징징 울던건 멈추고 달려오네요.
작은 자석을 끼워넣어주고
그 아이 손에는 자기부상열차 완성품이 쥐어졌지만
그 순간 교장샘에게 잡혔습니다.

저는 인사를 하고 나왔고
잡힌 그 아이는 아마도 한참 훈계를 들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제목을 "남학생한테 맞을뻔했다"로 뽑으면 자극적이겠죠. ㅎㅎㅎ
다음 시간엔 더 재미나게 수업준비를 해서 가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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