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욱 기자
대장동 검찰 수사 증거기록 4만여 쪽을 보고 또 보면서 조각난 퍼즐이 서서히 맞춰지고 있다.
아래는 뉴스타파가 공개한 1,325쪽 '정영학 녹취록'의 257페이지다.
남욱은 "지금 저기가 검찰 위에서 청와대에서 오더 떨어져대요. 이재명이 잡으라고", "그래갖고 검찰이 지금 난리인가 봐요. 만배 형 도움이 절실해요"라고 말한다. 상당히 다급한 톤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했는데, 어느 정도 의문이 풀렸다. 정영학은 2021년 11월 19일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이 당시가 세월호 사건이 터진 이후인데, 이재명 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엄청 공격했습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이재명 시장을 잡으라고 검찰에 오더 내렸다는 말이 돈다고 저한테 남욱이 알려준 것입니다".
남욱이 소문을 듣고 전해줬단 얘기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그런데 박영수 고검장과 가까운 최윤수 검사가 청와대 우병우 비서관과 엄청 친해서, 김만배가 박영수 고검장을 통해 청와대에도 손을 쓸 수 있다는 얘길 남욱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청탁이 실행됐는지, 우병우 전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우 전 수석은 "이재명 관련 지시도 없었고,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그래도 뭔가 찜찜하다. 검찰 증거기록에는 화천대유가 자문료 지급처 중 하나로 최윤수 법률사무소가 등장한다. 실제로 무슨 자문을 해줬는진 알 길이 없다.
또 2014년 6월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을 보면, 김기춘 비서실장이 안민석 등 야권 인사를 똘똘 말아 수사하라는 조폭스러운 지시를 내린 사실이 확인된다.
청와대 오더 관련 대화가 오간 저 당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직후다. 유동규를 통해 대장동 사업권을 약속 받은 대장동 일당은 이재명이 수사를 받거나 하면, 쫄딱 망할 상황이었다.
적과의 동침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검찰은 이재명과 그들이 원팀이라고 보고 있지만 말이다. 이제 남은 건 '결정적 증거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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