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경치 좋은 동네 사니까 안 좋은 점

우리 동네가 관광지는 아닌데
남한강변에 한적한 전원주택 마을이에요
강변이라 땅값이 좀 나가고
강 건너편 카페 건물도 예쁘고
산과 물경치가 아름다워요

동네 사람들 산책하는
아주 작은 강변 공원도 있고요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이유는
집을 지을 땅도 이제 더 없고
있다해도 좀 비싸니까 그런지
동네 주민이 막 늘지도 않아요

작년 재작년에도
낙시꾼들이 와서 죽치는 건 봤는데
요샌 어디서 아마츄어 화가님들이
몇날 몇칠을 와서 이젤 놓고 삼매경이에요

두개 뿐이 버드나무 밑 벤치도
하루 종일 차지하고 있어요
정작 동네 사람들은 산책하다가
앉아 쉬지도 못해요 ㅎㅎㅎ;;;
수변을 지나 공원 안에 정자와 벤치가 또 2개 있는데
그 자리는 누구나 쉬고 싶은 자리에요

우리 강쥐랑 산책하다가
쉬던 자린데

어젠 화가 좀 나더라구요
주차도 쭈르룩 잔디 위에 해 놓고

남의 동네 와서
좀 너무 하다 싶은 거에요
그치만 한마디도 못했어요..;;;;

토요일 저녁엔 저희 집 바로 위
자전거 도로에 갔어요
울 강쥐 데리고요
거기가 가로등이 있어
이런 시골 어두운 밤에
유일하게 밤산책이 가능하거든요
강쥐가 다리가 좀 약해서 차를 태워가서
자전거길 산책로 바로 앞에 주차를 했는데
바로 옆 평상에 앉아 있던 어떤 여자 분이

“ 강아지 데리고 한 30분 산책할거죠?
우린 2시간 운동할 거니 차를 빼서 저쪽에 주차하세요”
이러는 거에요 ㅎㅎㅎ

보니까 딱 동네 사람도 아닌 거 같아요
여기 자전거 길은 사방데가 다 뚫려 있어서
동네 주민은 차타고 올 일이 없어요 ㅎㅎㅎ
더구나 제 차 앞에 텅텅 빈 공터 자리도 있구요
너무 웃긴 거에요

그래서 제가

“동네 사람이에요? ” 하고 여쭤봤더니
동네에 산데요 ㅎㅎㅎ

저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제가 먼저 주차했는데 …

미안한데 안된다고 하고
얼른 강쥐 산책 시키러 가버렸어여!

웃긴 건 다음 날 갔는데
여전히 그 여자분이 평상에서 앉아 기다리고
차를 탄 남자가 들어와 차를 주차해요
둘이 터널(울동네가 폐터널이 2개나 있어요) 속으로
산책을 가더라구요 ㅎㅎ

참참…
뭐지? 하고 속으로 이상한 사람들일세
생각만 하다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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