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편찮으신 아빠를 보는게 넘 슬퍼요

작년 가을에 심장쪽 문제로 입원을 하시며
이것저것 검사를 받으시던중에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암이 발견되셨어요
이미 당시에 4기쯤 되신데다 전이소견도 보이고
또 연세가 많으셔서 수술,항암치료는 의미가 없다하셨지요

퇴원 이후 집에 가셔서 엄마랑 지내시다
엄마도 체력이 많이 약해지신 상태시라
지금 저희집에 모신지 넉달째가 되어가고 있어요
저희는 아빠의 상태를 다 아는데
본인은 모르시는 상태이시라 곁에서 최선을 다해서
챙겨드린다하더라도 모든게 넘 속상해서
진짜 무방비 상태에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눈물이 뚝뚝
막 떨어질때가 넘 많네요ㅠㅠ

작년 가을 퇴원시 의사쌤이 여명이 3~4개월쯤이실거라고
그러셨는데 지금 5개월째인 3월달을 보내시고 계세요
그동안은 양은 적더라도 하루 세끼에 과일이며 좋아하시는
커피도 몇잔씩 드시며 잘 지내셨었는데
지난 주말부터 배가 아프시다면서
아무래도 체한것같다시며(ㅜㅜ) 활명수,정로환같은
소화제를 드시면서 지내세요
모든걸 아는 저로서는 어찌 해드릴 방법도 없고
바보같이 안보시는 곳, 못보시는 곳에서
눈물만 주르륵 흘릴뿐이네요
시간이 지나면서 혹시나 모를 극심한 통증이 몰려올때를
대비해서 퇴원하실때 마약성 진통제를 8알 받아왔었는데
시간마다 복통이 어떠시냐 어쭤보면
막내딸이 가슴 아프고 걱정할까봐 그러신건지
난 아무렇지도 않다
그냥 체해서 약간 뻐근한거뿐이야
이러시는 아빠를 뵐때마다 누군가 제 가슴을 칼로
갈기갈기 찢어놓는것같은 아픔이 느껴져요

어제도 오늘도 죽만 조금 드시고,
삶은 계란 약간 드시고
그렇게 평생을 좋아하셔서 하루 4잔쯤 즐겨드시던
커피도 생각이 없다하시더니
배에 핫팩을 올려놓으면 좀 많이 좋아지는것같구나
이러시면서 쫌전엔 누우시러 방에 들어가셨어요
이렇게 쌩으로 그냥 통증을 견뎌야하시는 아빠가
넘 불쌍하고 이 모든걸 다 지켜봐야 하는 저도 넘 슬퍼서
너무너무 괴롭고 힘이 듭니다

엄마랑은 참 많은걸 함께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아빠와는 엄마와 함께 했던 시간,추억들의
반도 되질 않는다는게 넘넘 후회가 돼요
언제나 큰 산과도 같이 제곁에 계실줄 알았던 아빠이기에
점점 앙상해지시는 어깨와 두다리,
하루가 다르게 깜빡깜빡 하시는듯한 기억력

아......
정말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게 속상하고 다 후회가 되고
바람만 불어도 그 핑계로 눈물이 막 흐르고
갑자기 어떻게 되실까봐 넘 무섭고 두렵고
정말이지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제 평생 제일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는 요즘이네요
저와 비슷한 일들을 겪으셨던 82님들은
이 모든 아픔을 대체 어떻게 이기셨나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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