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쓰고 싶은데로 다 쓰고 살면..

어느새 47살이나 되었네요.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어요.
늘 단칸방에서 살았고, 엄마아빠는 일하느라 바빠서 얼굴 보기 힘들었구요. 
밤12시는 되야 집에 돌아오셨거든요.

어릴때부터 그 가난이 넘 싫어서
그나마 공부라도 잘 해야겠단 생각해서 공부는 열심히 했어요.
가난한 집 딸이라 학원도 거의 못 가고
남들 다 배우는 피아노 이런건 배우지도 못하고
어찌저찌 그래도 스카이 학교를 입학했고
학창시절에 IMF도 겪고 했지만
제가 졸업할때쯤 취업문이 조금은 열려있는 상태라
졸업식하기전에 대기업에 취직도 했습니다.

평범한 남자 만나 결혼도 했고
아이도 둘 낳고
큰아이(지금 고3)는 저 어릴때랑은 다르게 가고 싶다는 학원 다 보내줄 수 있고(다행히 공부는 잘하는편이에요)
지금은 그럭저럭 어릴때처럼 돈 없어서 뭘 못할 정도의 가난은 벗어나 적당히 살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저는 어릴때 넘 돈 없던 그 때 그 기억과 습관을 못 벗어서
하고싶은 일보단 돈 아끼는 일이 우선이라 뭘 잘 못 해요.

제 자신을 가꾸기 위해 쓰는 돈도 거의 없고
평생 손톱발톱 손질 받으러 가본적 한번 없고
미장원도 잘 안 가고

넘 가고 싶었던 유럽여행 딱 한번 가보곤 말고는 
크게 여행도 다니지 않으며
맞벌이로 바쁘지만 외식보단 집밥을 주로 해서 먹고 그럼서 살아요.

남편도 돈 안 쓰는 스타일 구두쇠 스타일이라 남편 눈치도 살짝 보이고

이렇게나마 살아서 지금의 경제적인 여유를 얻긴 했지만
정말 이제는 그냥 하고싶은 거 다 하고 한번 살아보고 싶긴 해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친정부모님이 어릴때도 넘 고생 많이 하시고
지금도 아주 넘넘 가난하게 살고 계셔서(돈을 전혀 못 모으는 스타일 버는 족족 다 까먹는 스타일)
항상 또 부모님 생각을 하면 돈을 더 못 쓰는 것도 있긴 해요.

지금은 몰라도 조금 더 지나면 경제적으로 부모님 더 도와야할 것 같아서요.

구두쇠 남편 그늘도 벗어나고 싶고
그냥 지금 이순간 하고 싶은거 그냥 다 해버리고 살고 싶네요.
남들은 다 그렇게 살던데, 나도 그렇게 살아도 큰 일 나지 않..겠죠?

돈 쓰는 데 왜 저는 죄책감을 함께 달고 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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