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문구점에서 일합니다


전화가 걸려와서 문구점 위치를 물어보시는데
설명을 듣고도 잘 이해를 못 하면서 일단 출발하신다고 해요
제가 시나 소설같은 건 줄줄 외우는데
어떤 위치같은 걸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중언부언합니다
손님이 많은 시간인데 직원은 저 하나고
한창 바쁜데 아까 그 손님이 다시 전화하셨어요
앞쪽 큰 도로로 오셔야 되는데 뒷쪽 좁은 도로로 오셨고
뛰어나가서 다시 설명을 해서 겨우겨우 주차장에
주차하셨어요
보통 이럴땐 왜 이렇게 찾기 어렵냐며 가볍게 푸념하며
들어오는데 별말없이 들어와 물건을 사시고는
처음 와보시는 듯 구경 좀 해도 돼죠 하시고는
또 몇가지 더 사셨어요

나가시는데 제가 설명을 정확하게 못해드려서
힘들게 오셨다 죄송하다 했는데

대단치도 않은거 몇가지 사러 오면서 제가 번거롭게
해드렸다 미안합니다 하셨어요


일이 힘들고 고단하고 저녁이 되면 몸이 녹아내리게 피곤한데
이렇게 보람있는 날이 있어요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주고 받는 다정한 말 한마디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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