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된 제 베프인데 그 친구가 아이가 없어요. 자발적 딩크가 아니라 시험관을 오랫동안 하다 포기한 경우에요.
저는 아이가 둘이구요. 경제상황은 3단계라면 같은 중간 단계이겠으나, 5단계라면 그 친구네가 3, 저는 4 정도라고 할까요...
원래 착한 아이였는데 세월이 가면서 조금씩 변하는가 싶더니 어느날 드디어 일을 내더라구요.
그 친구 부부가 저희 집에 와서 저희 부부와 가볍게 술을 한 잔하며 저녁을 먹었어요. 당시 고딩이었던 저희 아이들이
지들이 잘하는 간단한 안주도 만들어주고 분위기 좋았는데, 그 친구 부부가 이상하게 그날따라 저희 아이들 비난을
하더군요. 특히 작은아이를요. 제게는 그저 꼬투리로 들리는 말들이었구요. 친구가 자꾸 그래서 제가 이제 그만 하고 우리
어른들 얘기나 하자고 해도 계속 그러더군요. 제가 화가 나서 살짝 힘주고 그만하자고 하니 그 친구가
'너는 아이를 잘못 키운거야'라고 했어요. 저는 너무 화가 났지만 부부들도 다같이 있었고, 아이들도 있어서 그냥 참았어요.
그 때부터 사이가 조금 뜸해지다 코로나도 발생해서 많이 멀어졌어요. 그런데 제가 마음이 불편해요. 그 친구는 갑자기
한쪽 눈이 실명되고, 디스크도 심하게 와서 너무 아픈데 직장은 꼭 다녀야 하고, 무엇보다 제가 오래 전에 크게 신세진 적이
있어요. 그 때 그 친구가 형제도 해주기 힘든 일을 선뜻 해줘서 너무 고마웠었어요. 그 일로 저는 제 아이들에게 그 이모는
애가 없으니 엄마가 그 이모 보다 먼저 죽어도 그 이모 마지막에 혼자이면 꼭 돌봐드리라고 할 정도의 큰 도움이었어요.
저는 차라리 제게 욕을 했다면 웃고 넘어갔을 텐데, 그 친구가 상황도 좋지 않고 제가 큰 신세를 졌으니까, 제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니 정말 그 친구를 보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은 그 친구에게 큰 신세를 졌고, 그 친구의 상황이 좋지 않아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예요. 이런 상황에서 베스트 글의
암에 대한 잘못된? 표현을 한 친구를 미동 없이 계속 좋아하는 글을 읽고 생각이 많아지네요.
제가 소인배라서 그런지 그 분은 본인에 관한 이야기라 관대했을 수 있었던 것이고, 저는 자식에 관한 이야기라 초민감할 수
있다고 자꾸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