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저희 아들 교우관계로 쓴 글이 82에 한 트럭은 될 거예요
아들은 굉장히 순둥순둥하고 남을 배려하는 스타일이고 입도 무겁고 갈등을 싫어하는 타입입니다
어른들이 봤을 때 누구나 칭찬할 타입이고요 실제로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들에게 굉장히 호감을 많이 사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이상하게 중학교 때 친구 사귀는 거를 항상 힘들어했어요. 괜찮은 친구를 만났다고 했는데 두어 달 잘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멀어지기도 하고...이리 저리 치이는 경우가 많았어요.
중3 때는 어느 그룹이랑 굉장히 잘 지냈었는데
그 안에서 서로 디스 하면서( 꼽준다고들 하죠) 노는게 익숙하지가 않아 얘기를 좀 안하고 있으면 금방 찐따를 만드는 분위기랄까....
이와 관련해서 속상한 일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아이가 무던하면서도 관계에 있어서는 눈치가 좀 빠른 편이라...
다 같이 몰려있을 땐 재밌지만 속마음을 얘기하기엔 부담스러운 친구들이라고...
그렇게 여러 속알이를 하다가 고등학교 진학햇어요
지금 입학한 지 3주 차도 안 됐는데
아 이가 친구를 너무 잘 사귀고
두루두루 인기도 많고 잘 지내요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은 이야기 하는 수준도 다르고 깊이도 달라서 너무 마음에 든대요
학교가 지역 자사고인데 면접 보고 들어와서
중학교 모교에서는 15명 정도 같이 진학했거든요.( 특히 같은 반에서는 4명)
근데 오늘아이가 이야기 하더라고요
우리 중학교 출신 애들은 걔네들끼리 논다고..
반이 다 흩어져있는데도 쉬는 시간은 복도에 나가줘요 옛날 동창 찾기 바쁘고
반에서는 밥도 혼자 먹고 점심시간에 동창 찾기 바쁘대요( 저희 아들한테 주말에 그동안 못 만났던 중학교 친구들 만날 거라고 자랑했대요. 너무너무 다들 보고 싶다고..)
그렇지만 저희 내가 생각하기엔,
걔들은 오히려 새로운 친구를 사귈 기회를 스스로 잃어버린 것 같다고요
아무튼...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중학교 때는 각자 사춘기 하느라 발달이 다 다르고 정서상태가 더달라서
친구를 사귀는데 변수가 많다
고등학교 되면 어느 정도는 비교적 안정적이 돼서
좀 더 자기 스스로를 알기 때문에 친구를 더 깊이 사귈 수 있는 거 같다
사실 사회에서도 보통 동창회라고 하면
남자아이의 경우 사실
초등학교나 고등학교 동창회를 하지, 중학교 동창회 하는 건 잘 보지 못했다....
너는 원래부터 좋은 아이였기 때문에 결국 진심을 나누는 친구를 만나게 된 거다..
그리고 지금은 조금 멀어진 것 같아서 나중에 가서 중학교 동창들 또 다시 깊어질 수 있는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내신 경쟁 때문에 고등학교에서는 친구 사귀기가 좀 어려울 수도 있더라고 저는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지 않고 오히려 전우애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시간적으로도 꼭두새벽부터 야자하는 밤까지 같이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고요.
혹시 교우 관계로 고민하고 계시는 초중 어머니 여러분.. 결국 사람은 자기 때를 만나면 잘 지내게 되는 모양이에요
저도 그때는 잘 되지 않았지만, 아이를 믿어주다 보면 아이가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맞는 친구를 만나게되더라고요. 그때까지 좀 더 어머니가 지켜봐 주시고 기다려주시면서 지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공부도 힘든데, 고등생활 안정적으로 하고 있는 모습 보니 마음이 기뻐서 외람되게 글 한 번 보았습니다